라라랜드

영화꼬집기 2017. 8. 22. 01:18


 남녀사이의 미묘한 기류, 혹은 아찔한 스킨십이란 개체로부터 전해지는 것만이 사랑이라 여기는 고정적인 경향에 신선한 사랑의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아름답게 미장센을 장식한다. 영화의 장르를 라라랜드로 일컫고 싶다. 판타지한 뮤지컬적 요소와 탄탄한 드라마 구성, 내재된 메시지까지 알찬데다가 음악까지 가히 영롱하다. 심지어 자칫하면 무리수가 되었을 수도 있는 라라랜드를 표현하는 CG의 광채까지도 찬란하다. 이런 작품을 간단하게 영화라고만 칭하기에 라라랜드에 내장되어 있는 저력은 꽤 막강하다. 특히 사계절의 흐름에 따라 은근하게 구분된 옴니버스 장면들의 부드러운 이음과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노래, 가사가 곧 연기가 되는 장면들에 감탄해 여러 번 입을 절로 벌렸다. 가을이라 어울렸던 미아의 고백과 다시 찾아온 겨울이었기 때문에 황홀함이 배가 되었던 라라랜드의 아우라. 이렇게 사소한 내러티브에서부터 감독의 섬세함이 느껴진다. 과연 <위플래쉬>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 꿈이라는 능선에 다다르기까지 돌고 도는 초반의 전조석이 다소 루즈하지만 엔딩으로 치닫을수록 휘몰아치는 감동과 전율의 여운이 영화를 보고 있는 순간을 우주 공간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신비한 마법을 불러 일으킨다. 서로를 일깨우게 하는 냉철하고 호된 외침 속에서 관객들은 저마다의 꿈을 돌아보며 각자의 인생을 되새겨 본다. 가끔씩 부렸던 어리광과 잔꾀들을 꿈을 향한 과정에서의 휴식으로 합리화 하지는 않았는지. 나는 그렇게 자신을 회고하고 반성했다. 자신감과 용기를 얻고 싶을 때, 눈을 감고 차분하게 <라라랜드>를 떠올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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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oi0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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