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가 해체했다. 자고로 원더걸스라 하면 2007'Tell Me'를 통해 K-POP의 후크송 역사의 시작을 쓰기 시작했고 그 명성을 ‘So Hot', 'Nobody'로 이어가 3연속 메가히트곡을 탄생시킨 명불허전 원조국민 여동생 걸그룹이다. 나는 학창시절 그녀들의 열혈 팬이었다. 음반을 사는 것은 기본이었다. 멤버 선미가 미국 활동 도중 활동 중단 선언을 했을 때도 진심으로 속상해하며 혜림의 영입을 반기지 않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응원법 암기와 팬카페 활동은 물론, 유빈의 드라마 제작발표회를 가기 위해 열흘간 미친 듯이 응모를 하는 둥 하면 원더걸스의 컴백무대를 보기 위해 새벽 4시에 지하철 첫 차에 몸을 싣고 SBS 방송국까지 찾아간 적도 있다. 지금 생각하면 절로 이불을 발로 차게끔 하는 기억들이지만 다시 보면 또 풋풋하기도 하다.

 

 2년 전, 무한도전에서 기획한 <토토가>90년대 가요계의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다시 한 번 그 시절의 노래들이 음악차트를 역주행하며 랭크되는 기이한 신드롬이 불었던 적이 있다. 그 때의 나는 그 신드롬에 공감을 할 수 있는 세대들이 너무 부러웠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왜냐하면 다시 한 번 그 때와 비슷한 신드롬이 분다면 그 때 공감할 수 있는 세대는 바로 내가 원더걸스를 좋아하던 세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아이돌의 추억을 갖고 있던 나이에서 살아가는 세대들은 현아가 원더걸스의 원년 멤버였다는 것도 모르고, 당시 소희의 어머나!” 한 마디가 소녀시대 9명을 다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이 있었다고 말해도 믿지 않는다고 한다. 원더풀(원더걸스 팬클럽)과 소원(소녀시대 팬클럽)의 치열했던 팬심 경쟁도 공감하지 못할 터. 이렇게 내가 아이돌에 갖고 있는 추억이 지금 세대들이 궁금해하지 않는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되어간다는 것을 느끼다 보니 어느덧 원더걸스를 좋아하던 사춘기 소년은 입대를 했고, 항상 선망하던 그녀들은 20대 후반에서 서른이 되었다. 결혼을 해서 육아에 매진 중인 리더도 있고, 새로운 길을 찾아 연기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는 만두도 있다. 무려 5년 전만 해도 만약 원더걸스가 해체를 한다고 생각하면 세상을 다 잃은 것처럼 슬플 것만 같았는데 데뷔로부터 벌써 10년이 지나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난다고 하니 그동안 겪었던 원더걸스의 산전수전이 떠오르면서 묵묵하게 그녀들의 앞날을 응원하고 싶어졌다.

 

 원더걸스의 사적인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들은 정말로 친한 게 눈에 보였다. 아마 그것이 내가 원더걸스의 골수팬이 될 수 있었던 진짜 이유기도 하다. 여느 걸그룹들과는 달랐다. 선미가 원더걸스 활동을 중단하고 있을 때, 혜림을 포함한 여섯 명의 멤버들과 같이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기도 했고 라디오 방송에서 MC들이 선예와 소희에 대한 근황 질문을 던지면 기다렸다는 듯이 솔직하게 근황을 전했다. 다른 걸그룹들처럼 탈퇴한 멤버의 이야기를 피하거나 얼버무리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걸그룹 역사 최초로 탈퇴 멤버의 재합류가 가능했다고도 설명할 수 있겠다.


 

 서른을 넘긴 내 사촌 누나가 5년 전 나에게 그 때 H.O.T 인기는 지금 나오는 남자 아이돌 몇을 갖다 합쳐 놔도 잽(?)도 안 돼.” 라며 코웃음을 친 적이 있다. 자신이 좋아했던 아이돌에 대한 그 시절의 따라오지 못할 풍채를 반박할 수 없게 자랑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부러웠는데 나도 이제 원더걸스가 가요계의 역사로 사라지면서 그 때 그 시절의 사람들만 알고 있는 전설적인 비하인드를 이야기하며 어깨를 세울 수 있게 되었다. “그 때의 ‘Tell Me’는 거의 애국가 수준이었어. 트와이스? 레드벨벳? , 얘네가 히트치는 건 진짜 히트도 아니다~” 라면서 말이다.

 


 가끔 원더걸스가 없는 가요계가 그리워질 때면 나도 모르게 유튜브에 원더걸스를 검색해서 그 시절의 음악방송 영상을 본다. , 나도 이제는 나이를 먹긴 먹었나 보다. 촌스러운 카메라 촬영 구도가 눈에 띄기 시작하고 자막은 또 어찌나도 못 봐줄 정도로 손발이 오그라드는지. 그래도 그 시절을 음미하며 시간 여행에 잠길 수 있는 원더걸스라는 추억이 있어서 고맙다. 지금보다 더 어른이 되어도 언제까지나 원더걸스는 내 마음 속의 넘버원 *월드싱어로 남아있을 것이다.

 

 ‘민선예 박예은 이선미 안소희 김유빈 우혜림 사! ! ! ! ! ! ! !’


*월드싱어 : 원더걸스(Wonder Girls)의 스펠링 철자를 조합하면 나오는 단어 월드싱어(World Singer).


사진 출처 : 네이버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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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oi0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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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9reum 2017.11.19 1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님의 사촌누나라는 분이랑 같은 세대에요.그리고 저 역시 H.O.T.에 열광하던 학창시절을 보냈답니다. 그리고 언급하신 토토즐을 보면서 비록 내가 좋아하는 가수는 안나왔지만 눈물이 나더라구요. 스타를 좋아하는건... 특히 활동시기가 아무래도 조금 한정적인 가수를 좋아하는 일은 지나고보면 내 삶의 추억의 일부분이 되더라구요.

    비록 원더걸스는 성인이 된 후에 보게된 그룹이지만 정말 인기 대단했죠...
    저도 헬스 배우면서 원더걸스에 텔미로 댄스반이 열리기에 배워본적도 있고 ㅋㅋㅋ 이것도 추억이네요.

    비록 지금은 해체되었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지켜보는것도 또 하나의 추억이 되겠죠^^

  2. 2017.11.19 11: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프로여행러 2017.11.19 2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원더걸스를 본 세대지만(텔미 음방 첫방을 본방으로 보기도...) 정말 센세이셔널 했죠. 사실 원더걸스가 노래를 특출나게 잘하거나 특출나게 예쁜건 아닌데 어마어마한 인기를 구가하는걸 보고 좀 의구심도 있긴 했었습니다. 당시엔 아이돌 별로 안좋아했거든요 ㅎㅎ

    최근 아이돌 시장보면은 예전 원더걸스나 소녀시대정도의 파급력을 가진 아이돌은 안보이는게 현실이죠.과거기억 보정을 제외하더라도 일주일에 5~6개 하는 음악방송 프로그램에서 10관왕 하면 많이 하는 거라고 하는 상황이니까요.

    지금 아이돌 시장은 점점 세분화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처럼 시대를 지배하는 아이돌이 있다기 보단 청순 컨셉을 좋아하는 팬, 발랄한 컨셉을 좋아하는 팬, 섹시컨셉을 좋아하는 팬 등 자신이 원하는 아이돌의 팬덤이 형성되는 형국이죠.

    시대는 달라지고 있지만 앞으로 원더걸스나 소녀시대와 같은 시대를 지배하는 아이돌은 더이상 보기 힘들수도 있겠네요. 그런 부분은 아쉽습니다.

  4. 연시누 2017.11.20 0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더걸스는 초기에는 현아가 같이있었고, 이후 현아가 아파서 빠지게 되었죠.
    그후 그후 맴버가 몇번 바뀌고,아앰소핫, 텔미등으로 국내 1등찍었으나, JYP가 미국데리고 가서
    말아먹고, 그자리를 소녀시대가 잡았죠.

    해체전까지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음악성도 좋고, 자작곡도 발매했는데 반응은 괜찮았습니다.

    뭐 지금은 텔미의 추억이 되었지만, 선미의 음악활동이나 소희의 연기활동, 유빈도 OCN등에서 드라마찍었고요.

    이젠 추억이된 원더걸스입니다. 해체하지말고 신화처럼 지냈으면 하는 맘은있지만, 서로 사의좋게
    연락하는 모습이 보기좋아요

    79년 생이라 추억이 가득하네요

  5. 2017.11.20 0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