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열

영화꼬집기 2018. 1. 6. 12:55


- 이제훈과 최희서. ‘케미스트리란 이런 것.

 마냥 달콤하기만 한 로맨스가 꿀케미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이 의외라는 느낌이 드는 순간 두 사람의 기류에 빠져드는 것. 그 순간이 케미스트리라고 정의하고 싶다.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가 그러했음을.

 

- 뜨겁고 웅장한 울림.

 재판장에서 사형을 선고받는 순간 울려퍼지는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만세 삼창이 압권이다. 사실 재판 장면은 어떤 영화나 흔한 결과를 도출한다. 그 결과로 얻는 감정은 늘상 가해자를 포용하는 판결을 향한 분노였다. 그러나 관객이 느끼는 분노를 뛰어넘는 감정을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가 느꼈다. 그 감정이 행복이었다. 사형 판결을 향해 외치는 세상 제일 행복한 만세 삼창. 그 무엇으로도 깨부술 수 없었던 일본 제국주의를 향한 강력한 독립의지. 그 뜨거운 의지에 고개를 숙이며 경건하게 조의를 표한다.

 

- 최희서의 발견.

 영화를 보는 내내 후미코 가네코(최희서) 역을 맡고 있는 여배우의 정체를 의심했다. 완벽한 일본어와 어눌한 한국어 실력. 일본 여배우가 이런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하여 한국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수도 있는 걸까. 여배우의 일본 활동을 심려하며 영화를 따라갔더니 엔딩 캐스트 크레딧에 올라온 최희서라는 이름을 눈에 담고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최희서의 앞날에 귀추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 또한 이제훈의 발견.

 <파수꾼>, <건축학개론> . 지금까지 이제훈이 출연했던 영화들을 파악하며 이제훈의 스펙트럼이 얼추 각에 잡혀가고 있었다. 그러나 <박열>로 인해 스펙트럼의 지각에 변동이 일어났다. 철부지 고등학생도 캠퍼스의 풋풋한 신입생도 보이지 않아 많이 본 배우였는데.” 라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의 이름을 떠올리려 애를 썼다. 박열을 연기하는 배우가 이제훈이라는 걸 자각한 순간 이제훈의 입지를 다시 견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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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oi0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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