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26일,


생애 첫 직장 면접

당시 신분 육군 병장.


아직 전역도 안 한 군인인데 설마 채용하겠어?”


전역 다음 날부터 출근할 수 있다고 말하긴 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201832일,



뜻밖의 합격 통보.


채용담당자는 나의 전역일을 다시 묻더니

출근일날 뵙겠다고 했다.


 

2018312일,



전역,

안양라이프 종료.


애정하는 후임들의 축하를 한 몸에 받으며 위병소를 나섰다.



2018313일,



입사,

치과라이프 시작.


낯설고 혼란스러웠던 매일.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섣불리 직장생활에 발을 들인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매일 들었다.


 

2019731일,



1년 5개월의 생애 첫 직장생활 종료.


2학기 복학 결정여부를 더이상 늦출 수 없었던 마지막 휴학기의 끝자락에서

나는 연봉협상을 거절하고 학교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저, 학교 복학해서 졸업하고 싶어요.

 


201981,



퇴사 후부터 2학기 복학 전까지 주어진 3주의 시간.

나는 트래블러가 되기로 했다.


,



총 3개국을 누빌 예정이며, 첫 번째로 누빌 나라는 말레이시아다.


군생활부터 직장생활까지.

 

모든 날들에 떳떳할 정도로 잘 살아왔다고 자부할 순 없지만

누구보다 숨가쁘게 살아왔다고는 말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퇴사 소식을 전하자

과반수 이상은 오랜만에 얼굴이나 한 번 보자며 약속 날짜를 정하자고 했다.

 

그러나 당장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 제안에 빈말 섞인 대답은 하고 싶지 않아서

나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흐지부지 기억도 나지 않는 애매한 대답을 전했다.

 

무엇보다 나만을 위한 시간을 먼저 가지고 싶었다.

 

익숙하지 않은 나라, 흔히들 갈 생각을 하지 못하는 나라,

경비가 비싸도 한 번은 과감하게 소비해서 가 볼만한 나라.

 

내가 퇴사와 복학 사이에 누빌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 싱가포르는

이러한 기준 아래에 정해지게 되었다.

 

생애 처음으로 편도 비행기 티켓을 예매했고,

대부분의 일정은 정하지도 않고, 현지에서의 상황에 맡기기로 한 채

코타키나발루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두렵지만 설레고, 무섭지만 기대된다.

퇴사와 복학 사이에 있는 소년,

나조차도 예상하지 못하는 나의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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