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바꿋 반딧불 투어를 마치고 호스텔로 돌아가는 길,

도라에게서 카카오톡이 왔다.



“안녕, 친구. 브루나이에 언제 가는지 물어볼 수 있을까?

왜냐하면 당분간 우리 여행사의 쁠라우띠가 섬 투어 예약이 다 차 있어.”

(도라)


“8월 8일 아침에 브루나이로 가. 쁠라우띠가에 내일 갈 수 있을까?

(영완)


“가능하면 8월 7일로 미룰 수 있을까? 왜냐하면 내일(5일)과 6일은 이미 예약이 다 차 있어.

마지막에 알리게 되서 미안해.”

(도라)


“알겠어. 만약 7일에도 비가 오면 환불받을 수 있지?

나는 7일이 마지막 기회(코타키나발루에서의 마지막 날)라 걱정된다.”

(영완)


“알겠어. 8월 7일에 비가 오면 쁠라우띠가의 비용은 환불해줄게. 괜찮아?

(도라)


“좋아.

(영완)


“쁠라우띠가 일정이 끝나면 몇 시야? 아마 오후 4시?

(영완)


“운전 기사가 오전 7시 20분부터 40분 즈음에 너를 픽업하고 제티로 갈 거야.

투어가 끝나고 호텔로 돌아오면 아마 오후 6시 즈음이 될 거야.

(도라)


“알겠어. 고마워, 8월 7일로!

(영완)


“천만에. 만나서 반가워. 8월 7일의 투어에 내가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도라)


“나도 그러길 바라.

(영완)


내가 코타키나발루에서 보낼 날들에 여유가 있었던 지라, 도라는 다시 한 번 쁠라우띠가 섬 투어 날짜를 조율해 주었다.

그 날은 내가 코타키나발루에서 보낼 마지막 날로 결정되었다.


2019.08.05

D+4

라이브 일정의 재미


8월 7일, 쁠라우띠가 섬에 가는 일정을 제외하면 이제 정해진 일정은 아무 것도 없다.

오늘은 어디에 가서 무얼 하면 좋을까.

늘 그랬듯이 일단 조식부터 천천히 먹으며 생각해 보아야 겠다.



조식을 먹으며 나는 이 호스텔이 이마고 쇼핑몰에 있다는 것을 다시금 알아챘다.

이마고 쇼핑몰은 코타키나발루를 대표하는 규모있는 쇼핑몰이다.

오늘은 이 곳을 둘러보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배스킨라빈스.

때마침 주문하던 시간도 해피아워여서 1+1 적용을 받아 싱글 레귤러 사이즈를 하나 더 먹을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 배스킨라빈스 해피아워 [매주 월~금 12PM~3PM] (코타키나발루 이마고 쇼핑몰 기준)

싱글 레귤러 주문 시 싱글 레귤러 한 가지 맛 추가 가능



코튼 캔디 맛과 골드 메달 리본 맛.

골드 메달 리본 맛은 초코와 바닐라, 카라멜이 믹스된 맛이었다.

엄청 달 줄 알았는데 막상 먹어 보니 어느 것 하나 유난히 튀는 것 없이

세 가지의 맛이 은근하게 조화로운 맛을 냈다.


코튼 캔디 맛은 지금도 설명하기가 어렵다.

핑크 캔디와 퍼플 캔디가 믹스된 맛이라고 하는데,

정말 단순하게 한국 배스킨라빈스에 빗대어 설명하자면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 맛에 퍼플 맛의 색소가 가미된 느낌이었다.


결론은 둘 다 맛있었다.



평소에 쇼핑은 물론 아이쇼핑마저도 즐겨 하는 편이 아닌데,

이마고 쇼핑몰은 정말 내 눈을 사로잡는 상품들이 많았다.



오랜만에 몸 좀 풀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농구 게임도 해 보았다.

내 전에 했던 사람의 기록이 15점이었다.

대체 얼마나 못 던져야 15점이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는 김에 나는 최고 기록인 250점을 깨 보겠다는 야심찬 각오를 갖고 게임을 시작했다.


그러나 결과 135점...

200점도 기록하지 못한 내가 밉다.


 


게임을 마친 나는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오렌지 편의점으로 향했다.

코타키나발루에서는 오렌지 편의점이 눈길 닿는 곳마다 위치하고 있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편의점에 들어가자마자 알바생들은 나의 코디를 보더니

관광객인 것을 알아채고 “Where are you from?”이라고 말을 걸었다.

이내 오렌지 편의점을 곳곳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는 나를 향해

자신들의 모습도 찍어달라며 범상치 않은 텐션으로 포즈를 잡기 시작했다.



앞치마 유니폼까지 벗어던지는 알바생의 미친 텐션에 감동받았다.

갑자기 사장님 오셨으면 볼만 했을 듯.


어쨌거나 관광객을 향해 웃는 얼굴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는 이들의 순수함이 너무 좋았다.



오렌지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친 나는

바다를 따라 걸으며 필리피노 마켓과 KK플라자에 다녀왔다.

 


필리피노 마켓에서 휠라 힙백을 차고 있던 한 소년이

알 수 없는 말로 친구들에게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귀를 쫑긋 세우고 자세히 듣다 보니

‘Same FILA’ 라는 말이 들렸다.


그러고 보니 지금 내가 신고 있는 신발은 올 해 3월에 출시된 휠라의 신상 러닝화다.


짜식, 너도 휠라 이쁜 거 좀 아는구나?”


휠라 소년 일행은 익살맞은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짓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귀여운 나는 휠라 소년에게 주먹 쥔 하이파이브를 건넸다.


We are same FILA friend.


괜히 샘솟는 휠라 동질감에 다른 친구들하고는 하이파이브 안 하려고 했는데

나머지 친구들도 졸졸 따라와 주먹 쥔 하이파이브를 하고 싶어 하길래

웃으며 모든 친구들과 주먹을 맞대 주었다.



코타키나발루에서 많이 보였던 긴꼬리원숭이 인형.

그리고 아직 진열 정리가 덜 된 듯한 식품 코너.



볼펜 잉크 테스트를 하는 종이에다가 방명록도 적어 보고 태국에서 완전 꽂혔던 딸기맛 환타도 구매했다.

딸기맛 환타는 오랜만에 먹어서인지, 아니면 이 곳이 태국이 아니어서인지

내가 기억하고 있는 맛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이왕 걸어온 김에 제셀톤 포인트에도 들렀다.

나는 4번 창구에서 3일 뒤 브루나이로 갈 페리 티켓을 예매했다.

브루나이로 가는 페리 티켓은 4번 창구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티켓을 손에 쥐고 나니 비가 와서 쁠라우띠가 섬에 가지 못했던 것이 떠올랐다.

쁠라우띠가는 비 때문에 일정을 늦추거나 환불을 요청할 수 있었지만

브루나이로 가는 배는 환불을 생각할 수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가야만 한다.


만약 비가 온다는 이유로 브루나이에 가지 못하면 호텔 예약은 물론

싱가포르 일정, 말레이시아에서의 유심 카드 기간까지 꼬이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끔찍한 건 2학기 수강신청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나는 비가 와도 브루나이에 갈 수 있는지에 대해 확답을 얻고 싶었다.


“Can I take a ferry even if it rains?”


나의 질문에 직원은 대답했다.


“Yes.


브루나이 행 페리 티켓 [1] 63.6링깃(18,500)

코타키나발루라부안(8AM~11.30AM), 라부안브루나이(1.30PM~2.30PM)

라부안에서 브루나이로 갈 때, 라부안에서 별도로 터미널 이용료 5링깃(1,500) 추가 발생 / 2019.08 기준



호스텔로 돌아온 나는 새로운 방을 배정받았다.

호스텔 매니저께선 기존에 내가 쓰던 방이 대청소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풀어놨던 짐을 다시 정리하고 새로운 방으로 옮겨야 하는 게 번거로워서 조금 불만이었는데

새로 배정받은 방은 바다 뷰가 보이는 넓은 창문이 있어서 바로 불만이 수그러들었다.



새로운 침대로 짐을 옮긴 나는 KK플라자에서 사 왔던 딸기맛 환타와 초콜릿을 먹으며 휴식을 가졌다.

행여나 누가 내 환타를 뺏어 먹기라도 할까봐 이름까지 적었다.



휴식을 가지며 나는 호스텔 매니저분께 괜찮은 마사지 샵의 추천을 부탁드렸다.

그러자 매니저분께선 일말의 고민도 없이 티야 마사지 샵을 추천해주셨다.

이마고 쇼핑몰에서도 가까우니 찾아가기 어렵지도 않을 거라고 하셨다.


나는 초콜릿을 다 먹고 나면 티야 마사지 샵으로 가서 발마사지를 받고,

탄중아루 비치에 가서 선셋을 보기로 했다.

탄중아루 비치는 루카스와 중국인 여사친들과 한 번 다녀왔지만,

당시 가야 스트리트 야시장에 가서 저녁을 먹기로 한 탓에

더 오래 선셋을 보지 못했던 것이 내심 아쉬웠기 때문에

여유있는 오늘의 시간을 빌미로 한 번 더 다녀오기로 했다.



호스텔로부터 걸어서 5분 위치에 있던 티야 마사지 샵. 당일 예약은 밤 10시에 가능하다고 하셨다.

나는 10시로 예약을 잡았고 그 전까지 탄중아루 비치에 가서 선셋을 본 후

필리피노 마켓으로 가서 야시장 먹방을 즐기기로 했다.


우선 나는 탄중아루 비치로 향하기 전,

위즈마 메르데카로 가서 가지고 있던 10만원의 비상금 중 5만원을 추가로 환전하기로 했다.



그랩을 이용하여 탄중아루 비치로 향하는 중, 기사님께서 내게 여행 일정을 물어보셨다.

나는 3주 동안 여행을 다닐 예정이며 다가오는 목요일, 브루나이로 떠난다고 하자

브루나이를 여행지로 정하게 된 이유가 있냐고 또 한 번 질문을 주셨다.


이에 나는 한국의 <배틀 트립>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브루나이를 소개한 방송을 보고

꼭 브루나이에 가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다. 나는 군대에서 <배틀 트립>의 브루나이 편을 굉장히 인상깊게 보았다.





방송에서 브루나이는 남자 우정 여행지로 각광받았다.

사실 나도 브루나이만큼은 유쾌한 친구들과 함께 가고고 싶었는데

이번 나의 여행 일정이 너무나 길었던 데다가 비용과 시간.

또, 우선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장 원했던 나의 여행 이유를 바탕으로 혼자서 브루나이에 가게 되었다.



탄중아루 비치에 도착한 나는 여유롭게 하늘을 바라보며 선셋을 눈에 담았다.

날씨가 흐렸던 탓에 황홀할 정도의 붉은 선셋을 보지 못한 게 약간 아쉬웠다.



그래도 탄중아루 비치는 아름다웠다.

뜨겁게 지는 노을까지 못 보진 않았다.


홀로 비치를 걸으며 선셋을 보다 보니 어느새 배가 허기지기 시작했다.

나는 허기진 배를 채우러 탄중아루 비치의 입구로 갔다.

그 곳에는 즐비하게 줄서있는 길거리 음식들이 관광객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그러던 중, 3층 주스라는 독특한 주스가 눈에 띄었다.

3층 주스를 주문하려고 한 가게로 들어가려고 하는 순간, 누군가 내게 말을 걸었다.

 

한국 분이시죠?”


심지어 한국말이었다.



혹시 이제 일정 있으세요?”

(한국인 남자)

 

이따가 10시에 마사지 예약이 되어 있어서 그 전까지 야시장에 잠깐 들를까 했어요.”

(영완)

 

! 야시장이요? 혹시 그럼 그랩 타고 가세요?”

(한국인 남자)

 

, 저 여기서 간단하게 뭐 하나 먹고 바로 그랩 타고 가려구요.”

(영완)

 

, 다른 게 아니라 저희 일행이 2명 더 있는데 핸드폰이 죽어서 그랩을 못 부르고 있었거든요.

저희도 야시장 갈 예정이었는데 괜찮으시면 그랩 불러서 같이 타고 갈 수 있을까 해서요.

차비는 저희가 낼게요.”

(한국인 남자)

 

정말요? 그럼 저야 감사하죠.”

(영완)

 

혹시 숙소가 어디세요?”

(한국인 남자)

 

저는 이마고 쇼핑몰에 있는 호스텔인데 C동이에요.”

(영완)

 

“(놀란 표정을 지으며) 정말요? 저희 이마고 쇼핑몰 A동이에요!”

(한국인 남자)

 

“(빵 터지며) 진짜요? 대박!”

(영완)

 

주스 뭐 드실 거에요? 주스까지 저희가 살게요.”

(한국인 남자)

 

감사해요. 3층 주스 하나 마실게요. 괜찮으시면 야시장 일정에 제가 조인해도 괜찮을까요?

같이 가면 야시장에선 제가 간단하게 식사 한 끼 살게요.”

(영완)

 

좋죠. 그럼 여기서 주스 마시고 저희 같이 야시장으로 가요.”

(한국인 남자)


그들 일행은 스물 여덟 살 2명과 스물 아홉 살 1명으로 다 나보다 형들이었다.

형들은 어렸을 때, 교회에서 만나 20년 넘에 우정을 쌓아온 사이였고

이번에 우정 여행으로 코타키나발루에 오게 되었다고 했다. 



형들이 사 주신 3층 주스를 마신 후 우리는 그랩을 타고 필리피노 마켓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내내 형들은 내게 연신 감사함을 표현해주셨다.

영완 씨 아니었으면 저희 진짜 답 없을 뻔 했는데 너무 다행이에요.”


필리피노 마켓에 도착하자 나는 형들에게 먹고 싶은 길거리 음식을 고르라고 했다.

그러자 형들은 낮에 웰컴씨푸드를 배부르게 먹은 상태라

지금 음식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르라고 하셨다.


서로 간의 타협 끝에 우리는 꼬치 구이와 닭날개를 먹기로 했다.



나는 고등학교 때, 급식을 먹을 때마다 친구들로부터 항상 듣던 말이 있다.


영완아, 너 진짜 맛있게 먹는다.


나는 그냥 평상시 먹는 대로 먹는 건데 주변에서는 모두가 미리 짜기라도 한 것처럼

내가 음식을 먹을 때마다 항상 맛있게 먹는다는 말을 해 주었다.


필리피노 마켓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형들은 내게 말했다.



“진짜 맛있게 드시네요. 저희 아까 웰컴씨푸드 먹고 와서 진짜 배부른데 닭날개가 또 먹고 싶어지네요.

“먹방 BJ 이런 거 할 생각 없으세요? 진심으로 대박 날 것 같은데...

“BJ 하시면 저희가 바로 구독할게요!


먹방 BJ 추천 또한 정말 많이 받던 제안 중 하나다.

내가 잘 먹긴 하나 보다.

친구들이 아닌 처음 만난 사람들이 내게 먹방 BJ를 권하니 잠시나마 솔깃했다.


용돈벌이 시작해볼까..?’


닭날개 먹방을 끝낸 우리는 필리피노 마켓을 본격적으로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 때, 한 꼬마가 우리에게 망고를 건넸다.


“먹어볼래?



유창한 한국어 실력과 예사롭지 않은 망고 깎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 꼬마.

알고 보니 이미 인스타그램에서 한 차례 스타덤에 오른 적이 있던 꼬마였다.



거슬러 줄 잔돈이 없었는지 파이브(5) 링깃’ 대신 오(5) 링깃’을 찾는 이 꼬마..

이런 한국어 대체 어디서 배웠으며 누가 알려준 것일까.


옆에 있던 또다른 한국인 분이 말씀하시길,


“인생 2회 차인 것 같은데 전생에 한국인이었나.


덕분에 형들도 웃고 나도 웃었다.



밤은 더욱 깊어졌고 우리는 왁자지껄 수다를 떨면서 필리피노 마켓에서 티야 마사지 샵까지 걸어왔다.

형들이 마사지를 받고 싶어 해서 같이 티야 마사지 샵에 데리고 갔었는데

이미 예약이 다 차있다고 해서 아쉽게도 같이 마사지를 받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형들은 숙소로 돌아가고,

나는 원래 예정대로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이대로 헤어지기 아쉬웠던 우리는 함께 셀카를 찍기로 했다.



형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주기 위해 일행 중 한 명이었던

대니형(탄중아루 비치에서 먼저 내게 말을 건네주신 형)과 카카오톡 아이디를 주고받았다.


그런데 대니형의 카카오톡 프로필뮤직이 콜드플레이의 노래였다.

아까 낮에 만났던 휠라 꼬마처럼 괜히 또 동질감 느껴져서 기분 좋았다.



형들과 헤어진 나는 티야 마사지 샵으로 자리를 옮겼다.

원래 예약 시간보다 조금 빨리 방문한 탓에 대기실에서 조금 기다렸다가 마사지 방으로 이동했다.


 


나는 아로마 테라피 마사지에 발 마사지가 더해진 90분 짜리 마사지를 받았다.

원래는 발 마사지만 받으려 했는데 이왕 받는 김에 전신 마사지도 같이 받고 싶었다.



순식간에 90분이 흘렀다. 마사지가 끝나고 나니 몸이 개운해졌다.

그런데 어딘가 아쉬운 느낌도 들었다.


태국에서 마사지를 받을 때는 몸이 녹는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몸이 조금 풀린다는 느낌 정도에서 그쳤다.


나중에 다른 사람들과 후기를 공유해 보니

같은 마사지샵에서 마사지를 받아도 누가 마사지를 하느냐에 따라서 후기가 천차만별로 나뉜다고 한다.


나를 마사지해주셨던 분이 못 한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태국의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했나 보다.


티야 마사지 샵 아로마 테라피 마사지+발 마사지[1인] 118링깃(약 34,000원) / 2019.08 기준




호스텔에 도착하고 나니 시간은 이미 자정을 넘어가 있었다.

모든 투숙객들이 곤히 잠에 든 고요한 호스텔에서의 밤.

아무 것도 정해진 것 없던 오늘의 일정도 지내다 보니 어떻게든 채워졌다.

그런데 무계획으로 보낸 하루 치고는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알차고 행복한 기억들로 하루가 채워져 있었다.



나는 과일을 정말 싫어한다.

어느 정도냐면 일단 한여름에 수박을 먹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 반응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며 “왜?” 라고 궁금해 하면

렇게 맛없는 음식을 왜 여름의 별미랍시고 먹는지를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학교 그리고 군대에서도 식사 메뉴에 과일이 나오면 한 입도 대지 않은 채 다른 사람들에게 주었고,

어릴 때 집에 부모님의 친구분들이 선물로 과일 세트를 사 오려고

부모님에게 애들 좋아하는 과일 뭐 있어?” 라고 물어보면

부모님은 극구 손사래를 치면서

우리 집 새끼들 과일 사 오면 입에 대지도 않는다.”며

아무 것도 사 오지 말고 제발 빈 손으로 오라고 하실 정도였다.

기껏 돈 들여서 비싼 과일 사 와도 결국엔 우리집에선 버리게 될 거라면서.


그 정도로 과일을 싫어하는 내가 대니형 일행으로부터 그랩을 불러 준 감사함의 대가로 망고를 선물받았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너무나 고마웠다.

그 선물이 과일이라서 그런 걸 넘어

나는 그저 여행이라는 순간에서 행복한 순간을 함께 보냈다고만 생각했는데

형들은 그 순간을 감사하게 생각해서

나에게 말레이시아에서만 받을 수 있는 과일을 선물해 준 것이 몹시 감동적이었다.


망고를 받을 수 있어 너무 기뻤지만

좋은 형들과의 인연이 시작되어서 더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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