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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9.06.01 5월의 끝, 2019
  5. 2019.04.30 4월의 끝, 2019
  6. 2019.04.28 Prologue

8월의 끝, 2019

月間少年 2019.08.31 23:31


8월을 출국으로 시작했다.

말레이 반도에 있는 3개국을 3주 동안 누비며 사소한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가짐을 배웠다.

 

싱가포르에 있을 때, 한번은 한국 음식의 그리움에 사무쳐

호스텔 라운지에서 혼자 김치찌개 컵라면을 먹은 적이 있다.

그 때, 호스텔 주인은 다른 테이블에서 저녁식사를 끝내고 정리를 하고 있던 참이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남은 컵라면 국물에 밥 한 번만 말아먹을 수 있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은데

체면이라는 몹쓸 자존심이 나를 갈등하게 만들었다.

 

에라 모르겠다.

얼굴에 철판 한 번 딱 깔고 남은 밥 좀 얻을 수 있냐고 물었다.

흔쾌히 “Sure.” 이라고 대답하며 밥솥을 내어 주던 호스텔 주인.

 

과연 나는 생판 한 번 본 적 없는 외국인 남자에게 밥솥을 내어줄 수 있을까?


 

 

정의하자면 여행은 옳다.

여행러들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듯이

여행을 때려치우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순간들도

결국에는 여행 중에 느꼈던 감정이기 때문에 옳다.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

비용이 저렴한 항공편을 이용한 탓에

6시간이면 올 거리를 경유지에서의 대기시간을 포함하여 17시간에 걸쳐서 왔다.

피곤하고 지친 마음에 당분간은 여행 생각도 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에 온지 이틀째 되던 날, 캐리어를 끌고 공항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사람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되뇌었던 말이

여행가고 싶다.’ 였다.

 

나는 여행에 미친 새끼.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학교로 돌아가 늦깎이 복학생이 되었다.

동기인 학우들이 어린 탓에 아직은 한 마디도 나누지 못했지만

긍정과 미소를 되찾을 수 있어서 학교로 이어지는 모든 것들이 좋게만 생각된다.

극도로 혐오하던 채플과 기독교 교양 수업.

 

종교가 달라도 우리 학생들 한 학기동안 만날 수 있게 해 준 인연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진행될 한 학기의 수업을 잘 마무리할 수 있게 기도드린다는 교수님의 기도문에

열린 마음으로 눈을 감고 공감하는 내 모습에 굉장한 반전을 실감했다.



직장인에서 학생으로 돌아오면서 (3년 만에...) 아르바이트도 하게 되었다.

직장생활의 경험 때문인지 첫 출근부터 고객 응대를 두려워하지 않는 나를 보며

나이를 헛되게 먹지 않았음을 실감함과 동시에

어린 아르바이트 동료들이 귀엽게 보이고,

내가 신입생 때 어른으로 보였던 스물 넷도

그렇게 다 큰 어른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느끼면서

왠지 모를 씁쓸함을 뿌듯함과 함께 느꼈다.

 

8월의 절반 이상을 외국에서 보낸 탓에

2019년의 8월은 태풍과 장마, 말복 더위도 경험하지 못하고 보내주게 되었다.

그 탓에 8월은 그야말로 순삭된 기분.


 

앞으로 학교생활이 바빠지면 순삭은 더욱 절실히 느낄 수 있게 되겠지.

월마다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게 일본어능력시험을 준비하던 4월이였는데

일본어능력시험에서 기분 좋게 합격을 거두며 추석이 있는 9월을 맞이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다.

 

2019년은 달이 거듭될수록 감사한 일들이 많아져서 정말 좋다.

진짜 정말 좋다.

오로지 그것 뿐이다.


2019년의 끝이 서서히 보이는 게 벌써부터 아쉽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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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끝, 2019

月間少年 2019.07.28 03:23


퇴사를 세 밤 앞두고 있는 오늘.

고로 7월은 세 밤만 남겨두고 있고, 여행은 네 밤을 남겨두고 있다.

마지막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면 다음 날의 여행을 위해 캐리어를 싸느라 여념이 없을 것만 같아

7월의 마무리도 지난 달과 같이 며칠만 앞당기기로 했다.


-

 

무척이나 오랜만에,

무척이나 몇 년만에 사람 걱정을 해 보았다.

 

상대는 바로 내가 가족과 친구들에게 흔히 직장 사수라고 부르는 동료였다.

 

걱정을 하게 된 모든 내용을 글로 풀기에는

서로가 비밀을 보장하기로 한 부분들이 있어서 적을 수 없지만

내가 이렇게까지나 누군가를 걱정하고, 생각하고, 또 기대했던 적은 생애 처음이었다.

 

이 직장에서 적어도 내 사수만큼은 퇴사 후에도 오랫동안 보고 싶었고,

훗날 사수의 소중한 사람 앞에서도 사수의 대견한 동생이자 성숙한 동생으로 소개받고 싶었다.

 

 

- 3차까지 회식 달리고 같이 집 가는 중.


둘이서 술을 함께 마신 이후로, 계속되던 며칠의 퇴근 이후에도

꼭 전하고만 싶었던 그 말을 어떻게 전해야 좋을지 새벽 3시까지 고민하다 밤잠을 설쳤다.

끝내 나는 일요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사수에게 시간을 내어 줄 것을 부탁했고,

사수가 살고 있는 천호동까지 직접 찾아가 솔직한 마음을 술 한 잔도 마시지 않은 채 털어놓았다.

 

그 날 이후, 사수가 나를 향해 갖고 있는 마음과 생각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내가 마냥 받기만 했던 사수의 진실된 꾸지람과 보살핌 등을 비추어 보면

분명 마음 한 켠 어딘가에서 무언의 울림을 느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나의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댓글을 남겨 주셨는데 팔로우가 되어 있는 다른 동료들도 있어서 바로 게시글을 삭제했다.

사진 삭제에 대해 혹시라도 오해가 생기지 않을까 메시지를 보냈는데 도리어 사진을 삭제하게 해서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나를 향한 고마움을 표현해 주셨다.

 

-

 

오랫동안 속앓이하며 준비해 온 일본어능력시험도 결국엔 잘 치르며 마무리를 지었다.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모든 문제를 제 시간 안에 푼 것만으로도 무척 뿌듯했다.

이제는 8월까지 차분히 결과를 기다릴 뿐이다.


- 고사장이었던 상봉중학교. 교실에 들어오는 것이 정말 오랜만이었다.

 

-

 

1년차 예비군 훈련에 다녀왔다.

나는 4일 연속 4, 2, 1, 3등을 차지했고, 그 덕에 조기퇴소의 희열을 누릴 수 있었다.

남자들은 알겠지만 예비군은 자기 자신만 잘 한다고 조기퇴소가 가능한 것이 아니다.

함께하는 열 명의 조원들이 모두 의기를 투합해야만 높은 점수를 거둘 수 있는데

애석하게도 조원 배정은 매일 입소를 하는 순서대로 랜덤 결정된다.



 

나는 2일 차 훈련에서 올 해로 4년차 예비군인 한 형과 같은 조가 되었다.

2일차 훈련 당시, 나는 그 형과 케미가 잘 맞았고, 대화도 잘 통했던 데다가

부담스럽지 않게 팀을 주도하는 리더쉽에 신뢰가 생겨서 남은 이틀의 훈련도 같이 이행하고 싶었다.

2등으로 퇴소하던 2일차 훈련 날, 나는 형에게 괜찮으시면 내일도 저랑 같이 훈련 하실래요?”라고 말을 건넸다.

형은 흔쾌히 수락해 주셨고, 다음 날 입소대 앞의 정자에서 만나 같이 입소신청을 하자고 하셨다.

그 덕분에 4일 훈련 중에 총 3일간 삼양동에 사는 4년차 예비군 형과 훈련을 할 수 있었다.


- 53조였던 3일 차 훈련 날, 1등 기념으로 집 앞 거울에서 조기퇴소 인증 셀카를 찍었다.


 매일 바뀐 조원들은 유독 가까워 보였던 우리에게 질문을 건넸다.

어제 몇 등으로 집에 가셨어요?”

저희 1(2)이요.”


- 1등으로 랭크된 3학급 53조. 460점으로 이 날 전체 1등을 차지했다.

 

이내 조원들은 나와 삼양동 형에게 에이스’, ‘형님들이라는 호칭을 붙여주는 지경에 이르렀고,

우리는 조장이 아니었음에도 전반적으로 조원들을 이끌며 훈련을 이끌어 나갔다.

 

솔직히 나의 지분은 크지 않았다.

삼양동 형의 사격 실력이 워낙 출중했고, 냉철한 판단력과 뛰어난 집중력이 전부였을 뿐이다.

이 외에도 삼양동 형은 훈련이 끝나는 매일 자차로 나를 집근처 지하철역까지 태워다 주었다.

 

우리는 고작 3일밖에 함께 하지 않았지만 고마우면서도 든든했고 괜히 뭉클하기도 했다.

 

강북구 삼양동에 사시는 21사단 출신 통신병 형님, 잘 사십시오!

 

-

 

민지의 생일을 계기로 오랜만에 우진이와 민지가 속해 있는 단톡방이 살아났다.

민지는 대학 졸업 후, 이렇게 연락이 이어지는 우리를 보며 복 받았다.’고 표현해 주었다.

, 우연히 이 시기에 빙빙바를 먹다가 앞니가 깨진 우진이도

내가 근무하고 있는 치과에 와서 타 치과보다 50만 원 가까이 저렴한 견적으로 치료를 받았다.




 친구들에게 능력을 발휘해서 도움을 줄 수 있었던 내 자신이 뿌듯했고,

그렇게 내가 기()를 살릴 수 있게 해 주신 상담실장님께도 감사했다.

 

, 다가오는 8월 학교 과사무실에서 근무하게 된 희정이와도 연락이 닿았다.

희정이는 팔은 안으로 굽는다며 4년만에 복학하는 나에게

자기 선에서 도와줄 수 있는 최대한의 도움을 주겠다며 든든하게 호언장담을 했다.



 얼마 전에 천호동에 갔다가 게릴라로 만나게 된 종원이는

천호동과 강변역은 자기 나와바리 아니냐며 든든하게 나를 끌고 다니며 맥주를 여럿 털었다.

학교 다닐 때는 뭣도 없다가 각자 갈 길 가고 나서 이렇게 자주 보게 되는 우리의 프리한 상황이

신기하면서도 도리어 마음에 든다며 조만간에 친구들 더 모아서 클럽에 가자고 했다.


- 종원이와 강변역 포장마차거리에서 제육, 떡볶이에 맥주 털었다.


 정말 종원이의 말 그대로

학교 다닐 당시에는 대학교 때 친구들을 왜 그렇게 선 그으고 경계하면서

마음을 주지 않았는지 지금과 비교해보면 그저 미안하고 고마울 뿐이다.

헛되게 살아오지 않았음을 느끼며 현재 나와 연락이 닿는 관광학부 모든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

 

여행을 준비하면서 인생 역대급의 소비를 감행했다.

3개국을 누빌 예정이라 모든 일정에는 편도 비행기 티켓이 필요했고,

17박이나 묵을 숙소를 3개국에 나눠 예약하느라 10만 원에서 30만 원 선의 금액이 일주일에 걸쳐 지출되었다.

너무 과하지 않았나 싶으면서도 전역 다음 날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학원과 직장을 병행한 나에게 한 번쯤은 이 정도의 소비를 감행하면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줄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모든 지출을 아깝지 않게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언제 퇴사 하지?”, “언제 여행 가지?” 했는데

벌써 당장 이번 주다.

여행이 기대되는 것보다 예상치도 못할 돌발 상황으로부터 느껴질 짜릿함의 설렘이 더욱 기대된다.


- 오프린트미에서 제작한 트래블러 명함. 총 100매 제작을 했다. 포장이 정말 정성스럽게 담겨 온다.

박스도 그렇고 샘플도 알차게 구성된 게 택배를 받는 게 아니라 마치 선물을 받는 기분이었다.


 나는 이번 장기 여행의 감동을 더욱 깊게 만들어내기 위해

틈틈이 영어 공부도 했고 여행에서 만날 인연들에게 선물할 명함도 제작했다.

, 여행의 순간에서 낯선 감정을 음미하고 싶은 마음에

숙소에서 케이팝을 절대 듣지 않고 팝송을 듣기로 결심했다.

그러기 위해 요즘 인터넷 창을 여럿 띄워 놓고서 팝송을 탐색하고 있다.

 

되돌아보면 7월은 특별한 추억이 많은 달은 아니었지만

사람을 통해 느낀 감정이 어느 달보다 많고 다양했는데 그 모든 감정들이 따뜻하고 행복했다.

다가오는 8월에는 보름 가까이 되는 일정을 외국에서 보내기 때문에

지금껏 써온 월간소년 글 중에서 가장 신선한 글을 쓰게 될 것 같다.

, 학생의 신분으로 돌아오게 되는 달인 만큼 신입생이었을 당시의 초심을 되찾아

열심히 학교생활에 임하고 싶은 다짐도 든다.

 

20대 인생의 두 번째 막이 열리는 시기가 2019년 8월인 것 같다.

그 어느 때보다 기대되는 달.


7월 한 달도 너무나 수고했고 잘 해 왔어.

8월도 잘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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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끝, 2019

月間少年 2019.06.27 17:38


아직 6월을 보내기엔 나흘 정도가 남아 있지만

일본어능력시험이 2주도 채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여유롭게 글을 쓰며 사진을 편집할 수 있는 날은

휴일인 오늘(6/27)만 가능할 것 같아서 이번 달은 평소보다 조금 빨리 마무리를 짓기로 했다.

 

시험을 준비하면서도 틈틈이 퇴사 후의 여행을 준비했다.

우선, 떠날 나라들을 확정했고 인천을 출발하여 도착할 첫 번째 나라의 편도 항공편을 예약했다.

스물 둘 생애 이렇게 길게 떠나는 여행은 처음인지라 여간 설레지 않을 수가 없다.


- 퇴사 다음 날, 나는 말레이시아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지하철에서 있던 일이다.

종합운동장 역을 지날 즈음 빈 자리가 생겨 나는 건대입구 역까지 앉아 가면서 잠시동안 눈을 붙이고 싶었다.

그 순간, 내가 앉으려던 자리를 동시에 탐하던 중년 아주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근래 누적된 피로와 시험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예민해져 있던 탓에

나도 모르게 짜증이 가득 표정을 드러내면서 중년 아주머니를 살벌하게 노려보았다.

그리고 아주머니께 말했다.


앉으세요.”


아주머니는 괜찮다고 손사래를 치면서 나에게 자리를 양보하셨지만

나는 아니에요. 저는 곧 내리거든요. 앉아서 가세요.” 라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면서 아주머니께 자리를 양보했다.

끝내 빈 자리에는 아주머니가 앉게 되었고, 나는 그 앞에 서서 손잡이를 잡은 채 건대입구 역까지 가게 되었다.

그러던 중 강변 역에 다다랐을 때, 앉아 계시던 중년 아주머니가 손으로 내 옷깃을 치시더니

저기 맞은 편에 빈 자리 있어. 저기 가서 앉아서 가.” 라고 하셨다.


그 순간, 조금 전 아주머니를 매섭게 노려보았던 나의 태도가 정말이지 부끄러웠고 죄송해졌다.

아주머니께선 나를 배려하기 위해 앉아서 가시면서도 내가 앉을 비어 있는 자리를 찾고 계셨던 것이다.

아주머니의 말에 비어 있는 자리를 보았지만 나는 앉고 싶지 않아져

그제서야 미소를 보이며 저 금방 내려요. 괜찮아요.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대답했다.

이내 그 아주머니는 건대입구 역보다 먼저 서는 구의 역에서 내리셨다.

내가 앉으려던 그 자리가 또 다시 공석이 되었지만 나는 앉지 않았다.


피곤하고 지쳐있다는 이유로 나의 모든 상황을 합리화하려 했던 나를 반성했다.

한편으론 그 아주머니가 나의 눈초리에 불편함을 느껴서 자리를 찾아보셨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는 절대 인생에서 성공하는 사람이 될 수 없을 거라 느꼈다.

돈과 명예,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됨됨이와 내면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반성하고 반추하면서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야겠다.

 

-


생애 첫 직장에서의 퇴사를 앞두고 있는 지금,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싶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나 자신에게 해이해지지 말 것을 머릿속에 주입하고 학원으로 인한 피곤한 기색을 드러내지 않을 것을 마음속에 생기시켰다.


그러나 최근 업무상에서 내키지 않는 동료들의 모습들이 더욱 부각되어 보이는 탓에

나에게 주어진 일만 알아서 혼자 처리해 끝내 버리고

함께해야 할 일들은 못 본체 하고 피하면서 대화도 같이 나누려 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 또한 나를 너무 지치게 하고 힘들게 했다.

좋았던 동료들이 한순간에 이해되지 않았고, 그로부터 오는 미운 감정은 날이 갈수록 커지면서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의 사수가 갑자기 묵직한 쇼핑백 하나를 선물이라며 내게 건넸다.

쇼핑백 안에는 일본어능력시험 문제집이 세 권이나 들어있었고

시험까지 조금만 더 고생하자는 포스트잇 쪽지가 함께 붙어 있었다.

민망하면서도 감사하고, 또 죄송하면서도 기뻤다.


- 사수가 사 주신 문제집과 포스트잇 쪽지. 이보다 멋진 동료가 있을까.


주변에서는 내게 영완아, 너만한 사람 없어.” 라면서 항상 나를 치켜세워 주지만

그게 아니라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에게 과분할 정도로 좋은 사람들 뿐인 것 같다.

 

-


JTBC <트래블러>를 정주행하면서 류준열과 이제훈의 쿠바 여행에 집중하고 있다.

<택시운전사>를 볼 때만 해도 류준열이 이렇게 집중할 만한 배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류준열은 사복 코디도 그렇고 여행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사진 감각,

그리고 파트너인 이제훈을 대하는 태도까지.

내가 지향하는 여행과 내가 추구하는 여행 동행자로서의 모습을 깔끔하게 정의하고 있었다.


- JTBC<트래블러> 4화 중에서 가장 와닿았던 내레이션과 장면


지켜보며 응원할 만한 또 한 명의 스타가 눈에 들어왔다.


- <트래블러>를 계기로 나의 팔로우 리스트에 배우 류준열을 추가하기로 했다.


-


일상 속에서도 여전히 모험을 갈구하고 있는지라

한 번은 자전거를 타고 집(서울 중랑구)에서 학교(서울 서초구)까지 간 적이 있다.

서울숲을 지나 한강 산책로를 따라 반포대교까지 왔고,

반포대교로 한강을 건너 동작역을 거쳐 학교에 도착했다.


 

- 반포대교는 2층 구조로 설계되어 있었다. 독특한 공간을 발견하게 된 기분이 너무나 짜릿해 더욱 신나게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1층은 자전거 도로와 차도, 산책로가 구분되어 있었고 2층은 모두가 아는 평범한 고가 도로이다.

- 복학 신청 서류를 작성하러 학교에 들렀다. 4년 만에 나는 대학생 신분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익숙했던 각각의 길이 이어지는 공간에 다다르며

서울의 미로조각을 맞추어 가고 그로부터 얻어지는 희열과 성취감을 얻는 것은

내 삶의 방향이자 목표와도 같다.


-


 나는 어릴 때부터 줄곧 묵동에서 자라왔다.

이사를 세 번이나 다니긴 했지만 아빠의 직장 때문에 항상 묵동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묵동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기억하고 있는 묵동의 산증인과도 같다.

묵동에는 20년 넘게 같은 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방앗간이 하나 있다.

이 방앗간은 할머니가 서울에 오실 때마다 우리 집을 찾아오게 되는 랜드마크였다.


- 내가 걸음마를 막 떼던 시기때부터 줄곧 묵동을 지켜온 방앗간

 

어느 날,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방앗간을 지나치면서 아쉬운 글을 읽게 되었다.

할머니가 서울로 오시게 될 때, 이제 우리 집을 어떻게 찾아오실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한편,

이렇게 또 하나의 오래된 과거가 사라지게 되어 섭섭한 마음도 들었다.

사라지게 될 이 가게가 요즘 어디서도 보기 흔한 카페나 편의점이 아닌

방앗간이라서 유독 아쉬움이 더했다.

혹시라도 이 자리에 편의점이 들어서게 되거나 SNS감성을 무기로 하는

아름다운 카페가 들어서게 되면 나는 또 내가 사는 이 서울을 욕하면서 헐뜯고 있겠지.


-

 

여유로운 일요일,

알람도 끈 채 늦잠을 자고 있는데 꿈 속에서 구하라가 욕실에서 목을 매며 극단적인 선택을 저지른 꿈을 꾸었다.

현실에서는 다행히 매니저의 발견으로 인해 구조되어 생명을 건질 수 있었지만

그 보도를 접한 이후 이렇게 꺼림칙한 꿈을 꾸고 나니 며칠간 불안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구하라는 지금 새로운 기획사와 계약을 체결하여 일본 활동을 시작하기로 했고,

어제도 일본 음악방송에 출연하여 <미스터> 무대를 선보였다.


- 일본 활동 재개 선언 후 첫 방송 출연인 <테레토 음악제 2019>에서 카라의 미스터를 혼자 소화하는 구하라


예전에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서도 언급했지만

승리가 살아 있고 군대도 미루고 있는 판국에 구하라가 자살을 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의감이 상실되었다는 것을 인증하게 되는 꼴이다.

나는 구하라의 재기를 응원하고 지지한다.

 

-


보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 일부러 약속을 잡는 노력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게

어른이 되었을 때 받아들여야 하는 가장 큰 리스크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과거의 이 달, 혹은 과거의 이 날을 떠올리면

어느덧 1년이 지나버리고 만 것은 이제 놀랍지도 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작년 한 해동안 나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 주었던 태국 여행.

어느덧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아직도 그 때를 떠올리면 태국에서의 모든 순간들이 어젯밤의 일처럼 머릿속에 생생하다.

 

- 1년 전 오늘, 작년 6월의 방콕. 무덥고 습하던 그 곳의 공기조차 그립다.


특별한 날들이 일상과도 같았으면 좋겠고

그러한 일상이 매일같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지난 달 이맘때, 작년 이맘때를 굳이 회상하지 않으며

아이처럼 순수하게 좋은 일만 가득한 매일을 지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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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끝, 2019

月間少年 2019.06.01 01:20


이번 달에는 애플 에어팟 2세대와 고사양 에이서 노트북을 장만했다.

그리고 유튜버 브로디님께서 진행하신 다니엘웰링턴 시계 증정 이벤트에도

당첨되어 정말 갖고 싶었던 손목시계도 갖게 되었다.

5월 한 달간, 물질적인 부분에선 많은 것을 얻게 되어 어느 때보다 일상은 풍요로웠다.


 

- 애플 스토어에서 직접 수령한 애플 에어팟 2세대

- 재현이형 덕분에 저렴하게 잘 구매한 고사양 에이서 노트북

- 이벤트 당첨으로 받은 다니엘웰링턴 손목시계


그에 반해,

정작 제일 중요한 심적인 부분은 너무나 많이 놓친 채 5월을 보냈다.


올 해 나의 가장 큰 목표가 되는 일본어능력시험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서

직장과 학원을 병행하고 있는 근래,

신경도 날카로워져 있는 데다가 수면까지 부족해서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건넬 수 있는 말은 무뚝뚝하게 건네게 되었고,

무감정하게 건넬 수 있는 말은 칼날을 세운 것처럼 거칠게 내뱉곤 했다.

 

항상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어하지만

그 다짐을 결국 마음에서만 그치게 하고 실천으로 이끌지는 못했다.

 

- 

 

미아란 길을 잃은 아이를 말한다.

길을 잃은 어른을 나타내는 단어는 왜 존재하지 않는 걸까.

 

5월 한 달간 미아가 되고 싶어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길을 잃어버리고 싶었고, 한글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길을 헤매고 싶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가 보지 않았던 골목들을 물색하며 출근길에 나섰지만

이 곳이 한글이 넘쳐나는 서울임은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 늘상 다니던 골목으로만 출퇴근을 하게 되었다.

 

5월 한 달간 학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낯선 나라로의 여행을 갈망하며 새로움을 기대했다.

그 곳에서 미아가 되었을 때 느낄 수 있는 두려움과 모험심은

얼마만큼 나를 성장시켜 주게 될까.


-

 

오랜만에 대학교에 놀러가 현승이를 만났다.

의도치 않게 다가오는 여행에서 미아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표하게 되었다.

그러자 현승이는 반사적으로 근데 이미 네가 아이가 아니잖아.” 라고 답했다.


머릿속에서 스파크가 터졌다.

5월 한 달간 내가 깊게 고민하던 주제가 이렇게나 순식간에 허를 찔리게 될 줄 몰랐다.

나는 안 그래도 근래에 길을 잃어버리는 행동이 왜 어른에게 붙여지는 단어는 없는 걸까.”

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


 밥 사는 사람은 형이다. 커피 사 주시는 현승이형


어른을 길을 잃어버릴 수 없는 걸까.

아니면 길을 잃어버리게 되면 결국 아이인 걸까.


-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신 분은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도 아니고 첫사랑의 여자친구도 아니다.

 다름아닌 중학교 2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이다.

 

방황하던 사춘기 시절, 나의 성적 향상 가능성을 믿어 주셨던 담임선생님은

심화반 방과후 수업을 무료로 듣게 해 주시는 등 나를 향한 학습적인 지원에 아끼는 것이 없으셨다.

덕분에 나는 나의 길을 자기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뚜렷한 자기주관과 목표를 향한 의지, 속된 말로 악바리와 깡을 장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어버이날보다 스승의 날을 더 좋아한다.

스승의 날이 되면 중학교 2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이 떠오르고,

그 시절의 친구들과 교실 풍경, 선생님께 잘 보이고 싶어 아등바등대던 나의 사춘기 시절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9년이 지난 지금도 나를 한결같이 응원해 주시는 선생님의 애틋한 문자메시지


 

- 선생님께 선물로 드린 올리브영 섬유향수와 워터믹스 티백, 그 리고 손편지까지 함께

-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기프티콘으로 스타벅스 카드를 새로 발급했다.

학원 앞에 있는 스타벅스 강남역점에서 레드벨벳 조각케이크와 자바칩 프라푸치노를 먹었다.


이번 스승의 날을 계기로 선생님과 오랜만에 연락을 나눌 수 있게 되어서,

또 내가 준비한 선물을 드릴 수 있게 되어서 너무나도 행복했다.

다음 번에는 선생님과 맥주 한 잔을 함께 했으면 하는 소박한 마음이 있다.

 

다가오는 6월에는

침착하게 일본어능력시험을 대비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싶다.

6월에는 오직 그것만 바라고 있다.

 

이번 달에는 날짜를 나누지 않고

종합적으로 한 달을 돌아보며 총괄하는 느낌으로 글을 써 보았다.

이런 느낌의 글이 좀 더 나은 것 같다.

앞으로의 월간소년은 이런 양식으로 쓰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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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끝, 2019

月間少年 2019.04.30 23:43

이번 4월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달이었다.

혼자서 속앓이를 한 적도 많았고, 사람도 많이 미워했다.


주변에서 이젠 다 컸네.”라는 말을 듣고 살지만

여전히 나는 너무나 어린, 여전히 소년의 잣대를 버릴 수 없는 어린 사람이었음을 느꼈다.


42,

4월의 시작과 동시에 나의 6월 군번 동기들 중에서 가장 친했던 후권이가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다. 

일병, 첫 사석(2017.02) / 병장, 술 먹고 부대 복귀하던 겨울 (2018.02) / 전역 후, 후권 출국 전 (2019.03)


후권이는 나와 같이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고, 앞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분야도 나와 많이 닮아 있다.

그래서 나는 군 생활 도중에 진로에 관한 고민이 생길 때마다 항상 후권이를 찾아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 덕분에 후권이와 휴가도 여러 번 맞추어 술자리를 함께할 수 있었다.


요코하마에서 교환학생 라이프를 보내고 있을 후권이가 부러우면서 당장 서울에서 자주 볼 수 없게 되어 아쉽기도 하다.


그러나, 우린 큰 물에서 놀 남자들이기 때문에

나중엔 도쿄에서 만나서 일본어로 떠들면서 시원하게 나마비루 한 잔을 마시기로 했다.

칭따오 맥주를 사 왔는데 후권이와 안양에서 양꼬치에 칭따오 한 병씩 털어넣고

부대로 복귀했던 병장 시절 겨울날이 떠오른다.


4월 3,

다가오는 7, 일본어능력시험(JLPT)에 합격하기 위해 6년 만에 학원을 다니기로 결정했다.

어릴 때 엄마가 보내는 학원은 너무나 가기 싫었는데

내가 하고 싶은 공부가 있는 입장에서 다니는 학원은 출석도 기대되고 숙제도 반갑다.


퇴근 후, 급하게 저녁을 먹고 학원으로 향해 2시간 가량의 수업을 듣는 게 다소 고되긴 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경험하는 배움과 배움을 통한 얻는 뿌듯함과 희열, 그것은 근래의 나에게 가장 힘이 되어주는 감정이다.


4월 4,

역대급의 감기에 걸렸었다이렇게 길게 이어진 감기는 몇 년만이었는지 모르겠다.

약 처방으로도 낫지 않아서 3일치 약을 다 먹고도 두 번이나 이비인후과를 다녀왔다.

한 번은 4일치로도 약을 처방받아 총 열 흘동안 감기약을 달고 살았다.

이제 나도 한국 나이로 스물 넷이다환절기 조심해야겠다.

 

4 6,

사수가 살고 있는 천호동에서 술자리를 함께 했다.

직장에서도 말은 놓되 영완쌤 호칭을 붙이던 사수가 이제는 나를 영완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정이 많이 들었다. 퇴사를 하고 나중에 학생 신분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때는 사수를 이라 부르고 싶어졌다.

 

410,

진료 통역을 하던 도중,

환자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대답해야 하는 단어가 바로 떠오르지 않아 혼자서 깊은 딜레마에 빠진 적이 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정신을 잃고 쓰러질 뻔 했.

식은땀을 흘리고 두 손을 벌벌 떨면서 나 자신의 부족함을 질책했다.

남들한테는 일본어 잘 한다 소리를 매일 듣는 나지만, 정작 나는 아직 멀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어학에 끝은 없다.

 

415,

사수로부터 책 선물을 받았다. 할아버지와 손자는 매일같이 빵 위에 여러 가지 잼들을 발라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손자가 직장인이 되고 나니 할아버지는 보이지 않았다. 혼자서 빵을 먹게 되었다.

(내용 상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처럼 분위기를 일부러 어둡게 만들었다.)

그러던 도중, 할아버지께서 캐리어를 끌며 현관을 열고 집으로 들어오셨다.


다행이다. 아직까지도 할아버지와 함께 빵을 먹을 수 있어서.

모든 내용은 일본어로 적혀 있다. 내용의 울림이 감동적이었다.

 

421,

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수윤이와 진실,

그리고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소희와 넷이서 오랜만에 만나서 술을 마셨다.


그러던 중, 쿠우쿠우에서 나온 중학생 일행이 시끄럽게 떠들며 길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모두가 귀신에 홀린 듯 말없이 중학생들을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좋을 때다.”라고 말했다.

중학생들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수윤이는 새끼들아 담배 피지 마라~” 라고 소리쳤다.


우리의 학창시절, 불과 5년 전, 아니 벌써 5년 씩이나 흘렀다.

 

430,

하루 동안 정말 많은 사람을 미워했다.

속으로 열심히 씹었고, 매일 연락을 나누는 친구와 카카오톡으로 살벌한 욕짓거리로 뒷담화를 하며 묵혀있던 화를 풀었다.

겨우 화를 삭혔더니 곧바로 애플 스토어의 실수로 인해 에어팟과 관련한 픽업 충돌이 일어났다.

또 화가 나고 말았다. 여러 가지 감정이 복받쳐, 속상하고 답답했던 마음이 차올라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감정을 추스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수입맥주 네 캔을 사 왔다.

알바생이 봉투 드릴까요?”라고 묻자나는 , 20원 드려야 되죠?”라고 답했다.

알바생은 씩 웃더니 그냥 담아 드릴게요.”라고 했다.

진짜 세상 별 거 아닌데 오늘 하루 중에서 제일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다가오는 5월에는


다니엘웰링턴 시계 이벤트에 당첨되었으면 좋겠고,

일본어 공부에 좀 더 매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버지와 더 친해지고 싶고, 엄마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 스승의 날에는 중학교 2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을 뵙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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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月間少年 2019.04.28 23:06

나는 원래 지금의 직장에서 4월까지만 근무를 하고 퇴사를 할 생각이었다.

 

퇴사를 하고 나면 5월의 시작과 동시에 바로 혼자서 홍콩으로 떠날 예정이었고

 

그 때 홍콩에서의 나를 열심히 촬영해 줄 포토그래퍼를 찾고 있는 어느 날,

 

나는 남자 혼자 떠난 홍콩 여행에서 스냅 사진을 촬영했다는 어느 여행블로거의 포스트를 보게 되었다.

 

사진도 잘 촬영되었고, 포스트에서 소개하고 있는 포토그래퍼 분께서도

 

홍콩의 분위기도 잘 담아내어 찍어주시는 노력이 선명해서

 

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당 블로그의 주인인 브로디님께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게 되었다.

 

그렇게 나와 브로디님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브로디님의 혼자남 감성은 내가 추구하는 여행의 감성과 많은 부분이 닮아있었다.

 

특히, 브로디님의 블로그를 구경하며 다양한 컨텐츠를 눈에 담는 도중

 

매 달의 일기를 쓰는 모습이 유독 인상적이었다.

 

지금의 나는 일기를 전혀 쓰고 있지 않지만

 

나는 군 생활 때, 이등병 때부터 병장으로 전역하는 날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기를 썼다.

 

그런 내가 전역과 동시에 사회의 익숙함에 넘어가 다시 일기를 쓰지 않게 되자

 

나는 이렇게 흘러가는 날들을 점점 기억하지 못하게 될 까봐 항상 두려워하면서

 

언젠간 일기를 다시 쓰고야 말겠다는 마음만 가진 채 실현은 항상 미루기만 했었다.

 

그러나 브로디님의 포스트를 보고 나서 이번 4월부터 바로 월별 일기를 쓰기로 결정했다.

 

보통 새해가 시작되면 다짐한 결심은 2월부터 무너지면서 남은 달은 그 해가 그 해인 것처럼 보내게 된다.


그리고 또 한 번의 새해가 찾아오면 작년에는 하지 못했던이라고 하며


똑같은 뫼비우스의 띠를 그리며 따라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매 달 일기를 쓰게 되면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나를 돌아보게 되고,


그렇게 찾아오는 새로운 달에는 지난 달과는 다른 나의 모습으로 한 달을 보내게 될 것 같아


지키게 되는 목표들도 더 많이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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