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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7.15 서울 근교 양평 드라이브 여행 / 2019.07.07

형제의 당일치기로 양평 드라이브 떠나기

2019.07.07 5PM ~ 10PM / 렌터카 SOCAR 이용


JLPT가 끝나는 날,

동생은 내게 서울 근교로 드라이브를 떠나자는 제안을 했다.

 

철저하게 대중교통에 발걸음을 의존하는 장롱면허 보유자로서

동생의 드라이브 제안은 너무나 반갑고 고마웠다.


 


목적지는 양평으로 결정했다.

서울에서 가기 쉬운 지극히 흔한 드라이브 코스지만

흔하기 때문에 한 번은 경험해보고 싶었고,

우리 형제의 시간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도

인천이나 서해처럼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은 어림도 없었기 때문에

양평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1. 양평 두물머리 핫도그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배우 신현준의 매니저가 핫도그 먹방을 보인 곳.

MBC 예능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이슈에 물타기를 해 보고 싶었고,

막상 이 곳을 거르자니 애매한 시간 저녁 6시에 다른 갈 곳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 두물머리 핫도그를 먹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대기줄을 기다리고 있다. 생각보다 줄은 빨리 줄었다.

(사진과 같은 줄의 대기시간은 10분 정도 소요된다. 순환이 정말 빠르다.)


우리는 주변에 있던 주차장이 만차였기 때문에 주차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동생이 주차장을 찾을 동안 나는 핫도그를 테이크 아웃으로 가져오기로 했고

가져온 핫도그를 차 안에서 먹으며 양수철교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두물머리 연핫도그 주변에 다리 밑 공영주차장이 있는데 그 주차장에 주차 시 무료주차 가능)


그런데 두물머리 핫도그는 무척이나 탁 트인 곳에 있었고

그 곳에서 볼 수 있는 넓은 전경과 연못은 핫도그 테이크 아웃을 강하게 만류하고 있었다.


안 되겠다. 핫도그는 차 안이 아닌 이 곳에서 먹어야 될 것 같았다.

나는 곧바로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서 주차를 마쳤으면 두물머리 핫도그 방향으로 걸어 오라고 말했다.


두물머리 핫도그에 도착한 동생은 레모네이드까지 주문하더니

넓은 두물머리 강과 연못을 눈에 담기 시작했고

산책로를 걸으며 이 곳을 지나쳤으면 정말 아쉬웠을 것 같았다며

눈길이 닿는 곳곳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모든 순간을 눈에 담았다.


방송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핫도그 가게가 이렇게 넓은 모래판 위에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정말 신박한 반전이었다.




두물머리 핫도그 (순한맛, 매운맛) 3000원


도그는 맛있었다.

“핫도그가 거기서 거기지.” 라고 충분히 생각할 법 하지만 연잎 반죽이 들어가서인지

확실히 지금껏 먹어온 일반적인 핫도그와는 묘하게 다른 맛과 은근한 향이 분명히 느껴졌다.

소시지도 통통한 식감이 살아있어 씹는 재미가 있었다.

명랑핫도그만 가도 소스를 듬뿍 뿌려 먹는 편인지라 뿌려진 소스가 적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소스는 충분했다.

핫도그가 이렇게까지나 심도있게 평가할 만한 음식이었나..


2. 양수철교


예전부터 나는 양수철교에 꼭 다녀오고 싶었는데 그 이유로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다리를 장식하고 있는 녹슨 철조물의 모습이 시간이 흐르는 내내 한결같이 다리를 견고하게 지탱해 주는 것 같이 보였다.

나는 그 견고한 철조물 아래에서 자유롭게 뛰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두 번째,

내가 자대배치를 받고 이등병 생활을 시작할 때 생활관 텔레비전에서 가장 많이 보였던 뮤직비디오가

여자친구의 <너 그리고 나>였다.

양수철교는 <너 그리고 나> 뮤직비디오의 촬영지이다.


- 여자친구의 <너 그리고 나>의 뮤직비디오 중, 양수철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멤버들


여자친구의 <너 그리고 나>는 훈련소에서 동기들과 가장 궁금해 했던 노래이자

그 궁금했던 기대감을 충분히 만족시켜 준, 시작되는 전주만 들어도 여전히 설레는 나의 입대곡이다.


(지도에는 양수철교가 등록되어 있지 않아서 양수대교로 대신 첨부)


양수철교에 도착했을 때는 선선한 강바람이 무척이나 강하게 불었다.

나와 동생은 핸드폰을 떨어뜨리진 않을까 걱정하며 조심스럽게 사진을 찍으며 다리 위에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은 어느덧 8시를 넘기고 있었고 우리는 서둘러 서울로 돌아왔다.


사실, 우리 형제는 내가 전역을 할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친한 형제가 아니었다.

서로의 다름에 너무나 질려버려 남보다도 못할 만큼 관심을 가지지 않으며

철저하게 개인의 삶에만 집중하며 시간을 보내왔다.


그러나 점점 바빠지는 일상 때문에 형제로서 집에서 함께할 수 있는 시간들이 줄어들자

서로가 집에 있을 수 있는 시간에는 같이 추억을 만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동생은 운전을 하면서 “예전에 형이랑 이렇게 어디 다니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는데.”

라며 현재의 우리 모습을 무척이나 신기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형제는 조만간 경기도를 벗어나 더 멀리 있는 곳,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또 한 번 드라이브를 떠나기로 했다.

그 때는 동생의 도움을 받으며 장롱면허도 탈피하고자 한다.


 

- 노래 들으며 신나게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는데 동생이 길 헤매느라 예민해져서 노래 끈 침묵의 분위기로 집까지 왔다.


양평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

익숙하지 않은 운전 탓에 주유소를 향하는 도중에 몇 번이나 길을 잘못 들었다.

그 결과, 우리는 남양주-구리-서울 루트로 오지 못하고

남양주-양평-남양주-하남-구리-서울 루트로 돌아오게 되었다.

오죽 정신이 없었으면 주유소에서 결제를 마치고 카드도 받지 않은 채 시동을 켜고 주유소를 빠져나왔다.




여행은 이렇게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터져야 재밌는 법.

집에 돌아와서 우리는 하이파이브를 치며 곱창과 함께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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