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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9.03 [브루나이⑥] 7성급 더 엠파이어 호텔에서 애프터눈티 당일 예약으로 즐기기 7



2019.08.11

D+10

짠내투어


브루나이에서의 메인 일정이었던 울루 템부롱 정글투어가 끝나니

일정에 대한 부담감이 사르르 녹아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나 울루 템부롱 정글투어가 브루나이의 메인 일정이 될 수는 있어도

브루나이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다.


전세계에 딱 두 곳밖에 없다는 7성급 호텔!

(국제적으로 호텔은 최대 5성급까지로만 구분하고 있음. 7성급은 일종의 마케팅을 위한 용법.)


하나는 모두가 알고 있는,

가 본 적은 없어도 외관은 너무나 익숙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 호텔.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더 엠파이어 호텔이라는 곳인데 그 호텔이 바로 브루나이에 있다.


여행 전, 사실은 더 엠파이어 호텔을 두고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언제 다시 올 지 모르는 브루나이에 기왕 가는 거, 더 엠파이어 호텔에서 하룻밤이라도 묵을까.

아니면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서 투숙하진 못해도 구경만이라도 하며 대리만족을 할까.


끝내 나는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는 쪽으로 결정을 지었지만

막상 7성급 호텔을 무시하고 브루나이를 떠나자니 아무래도 성이 차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더 엠파이어 호텔에 가기로 했다.


더 엠파이어 호텔에서 할 수 있는 활동거리를 찾아보는 도중,

딱 두 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수영장과 애프터눈티.


그러나 수영장은 이미 코타키나발루에 있을 때 다녀왔기 때문에 스킵하고

애프터눈티를 먹으며 호텔 전경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더 엠파이어 호텔의 애프터눈티는 한화 약 2만 원의 가격으로

샌드위치와 케이크, 스콘과 같은 디저트와 커피, 차를 무한리필로 즐길 수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색을 해 보니

애프터눈티는 평일과 주말을 불문하고 매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호텔 로비에서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더 엠파이어 호텔의 [Dining] 탭을 클릭하면 [Lobby Lounge] 항목에 애프터눈티와 관련한 설명을 읽을 수 있다.


The perfect place to unwind with a selection of refreshments throughout the day and traditional English High Tea in the afternoon.

On weekends a tempting high tea buffet with mouth watering pastries and cakes are featured.

Take-away cakes and bread may also be ordered through the Lobby Lounge.


하루 종일 다양한 다과와 오후의 전통적인 잉글리쉬 티와 함께 ​​휴식을 취하기에 완벽한 장소입니다.

주말에는 입에 물을 바르는 패스트리와 케이크가 담긴 유혹적인 차 뷔페가 제공됩니다.

테이크 아웃 케이크와 빵도 로비 라운지를 통해 주문할 수 있습니다.


Operating Hours:

Daily Afternoon Tea from 2 pm to 6 pm


운영 시간: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일 애프터눈티

 

Reservation:
Please call 241 8888 ext. 75008


예약 :
241 8888 내선으로 전화하십시오. 75008


현재 시각 오전 10시.


내가 투숙하고 있는 하이어 호텔에서 더 엠파이어 호텔까지는

걸어서 4시간이나 걸리는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지만 차를 타고 가면 25분만에 도착할 수 있다.


나는 걸어서 가기로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두 가지의 선택지 중 하나를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무모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 실감하지만

이 때는 물가가 비싸다는 싱가포르에서의 일정을 우선시했기 때문에

어차피 시간 남고, 어차피 할 게 없는 브루나이에서 사소한 풍경 한 장면이라도

더 눈에 담고자 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걸어서 더 엠파이어 호텔까지 가기로 했다.


먼저 호텔 1층에 있는 식당에서 철판덮밥으로 아침을 해결한 후

짠내를 풀풀 풍기며 4시간이나 걸리는 호텔로의 여정을 출발했다.


 


호텔을 떠난지 정확히 10분 만에 나는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에 땀범벅이 되고 말았다.

앞으로 3시간 50분이나 걸어야 하는데 벌써부터 선크림이 땀에 녹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더 엠파이어 호텔로 향하면서 가동 야시장을 지나가게 됐는데

엊그제 정신없이 팬케이크와 파파존 버거를 먹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렇게 한 40분 정도를 걸었을 때,

땀을 뻘뻘 흘리며 차도 끝자락을 터벅터벅 걸어가는 나를 보고 한 경찰관이 나를 보고 손짓했다.

태국에서도 바이크를 타다가 경찰에 적발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브루나이에서 경찰에 적발되고 말았다.



아무래도 외국인 혼자 텅 빈 차도 위를 혼자서 걸어가는 모습이

평범하게 보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해도 그렇다.


경찰서 안으로 들어가니 경찰관은 나를 향해 국적을 물었다.


“어느 나라에서 왔어?

(경찰)


“나는 한국에서 왔어.

(영완)


“(땀을 흘리는 나를 보고) 괜찮아?

(경찰)


“매우 더워. 그러나 괜찮아.

(영완)


“대체 어디에 가는 거야?

(경찰)


“나는 더 엠파이어 호텔로 가고 있어.

(영완)


“걸어서?

(경찰)


“응. 걸어서 갈 거야.

(영완)


“그럼 이 길을 쭉 따라서 가다가 큰 길이 나오면 우회전을 해.

그러면 더 엠파이어 호텔로 갈 수 있어.

(경찰)


“......?????

(영완)


“좋은 여행이 되기를.

(경찰)


“...고마워.

(영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대화가 흘렀다.

경찰은 차가 빠르게 달리는 차도 위를 무방비 상태로 걸어다니면 위험하다는 경고나

날씨가 더우니 다트를 불러서 차량을 통해 이동하라는 조치도 없이

걸어서 3시간 여정을 걸어야 하는 나의 여정을 오히려 응원해주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물이라도 한 잔 얻어먹고 나올 걸 그랬다.

그래도 골치아픈 상황에 연루되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 생각하며 마저 호텔로 향하기로 했다.


그렇게 10분 가량을 더 걸었을 즈음, 눈 앞에 쇼핑몰 건물이 보였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에어컨 바람을 쐬며 쉬는 시간을 가지려고 하는데

매정하게도 쇼핑몰의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쇼핑몰 주변에 최대한 햇빛이 비치지 않는 바닥에 주저앉아 체력을 보충했다.


 


그런데 이 더위 속에서 계속 걸어서 가다보면 쓰러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오늘의 짠내는 여기까지만 풍기기로 결정했다.

간단하게 간식을 먹으며 배를 채운 후 그냥 다트로 차량을 불러 편하게 엠파이어 호텔까지 가기로 했다.


 


나는 쇼핑몰 주변에 있던 한 슈퍼에서 오렌지 크림빵과 콜라를 사서 먹은 후

사람 한 명 없는 쇼핑몰 바닥에 주저앉아 유유자적 시간을 흘려보냈다.


더위로 나간 멘탈이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할 때, 나는 다트를 실행해서 차량을 불렀다.

그런데 콜을 받고 온 다트 운전자가 아침에 내가 호텔 1층 식당에서 철판덮밥을 먹을 때

바로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던 남자였던 것이다.


심지어 기사님이 나를 먼저 알아봐 주었다.

나는 속사포처럼 미치고 무모했던 나의 여정기를 들려주며 엠파이어 호텔로 가 달라고 말했다.



기사님은 호탕하게 웃으면시 엠파이어 호텔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리니

에어컨 바람을 쐬며 잠깐 눈이라도 붙이라며 나를 편하게 대해 주셨다.



 드디어 더 엠파이어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의 로비는 호화로운 느낌보다 고즈넉한 느낌이 더 강했다.



그냥 보았으면 몰랐겠지만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모든 금색이 실제 금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더 엠파이어 호텔 안에 있는 내 자신이 괜히 주눅이 들었다.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있는 프론트 직원의 도움으로

애프터눈티 로비에서 나는 애프터눈티 입장을 문의했다.


 



현재 시각 오후 1시 50분


“애프터눈티 입장을 하고 싶어요.

(영완)


“예약을 하셨나요?

(애프터눈티 로비 직원)


“아니요. 예약은 하지 않았어요. 2시부터 애프터눈티 타임이 열린다고 해서 왔어요.

(영완)


“이 호텔에서 투숙하고 있나요?

(애프터눈티 로비 직원)


“아니요.

(영완)


“몇 분이시죠?

(애프터눈티 로비 직원)


“저 혼자에요.

(영완)


“우선 지금 바로는 입장할 수 없어요. 예약이 다 차 있어요.

(애프터눈티 로비 직원)


“(당황) 네??

(영완)


“오후 2시와 3시까지 모든 예약이 다 차 있어요.

만약, 이용을 원하시면 오후 4시부터 예약을 도와드릴 수 있어요.”

(애프터눈티 로비 직원)


“저 한 명인데... 어떻게 지금 바로는 안 될까요...?

(영완)


“죄송합니다. 현재로서는 모든 테이블이 다 예약석이에요.

그래서 예약은 4시부터 도와드릴 수 있어요. 예약을 진행해 드릴까요?

(애프터눈티 로비 직원)


네, 일단 그렇게 해 주세요.

(영완)


“혹시 이 호텔에 계속 계실 건가요?

(애프터눈티 로비 직원)


“네.

(영완)


“혹시 지금 사용하는 핸드폰으로 브루나이 현지 전화를 할 수 있나요?

(애프터눈티 로비 직원)


“네.

(영완)


“전화번호를 알려주시겠어요?

(애프터눈티 로비 직원)


(로비 직원이 나의 전화번호를 예약자 명단에 기재함)


“만약 4시보다 빠른 시간에 빈 테이블이 생긴다면 제가 바로 전화를 드릴게요.

그러면 바로 이 로비로 와 주세요.”

(애프터눈티 로비 직원)


“진짜요?? 감사합니다.

(영완)


애프터눈티 테이블로 바로 입장할 수는 없었지만 이것도 어떻게 보면 괜찮게 전개된 상황이라 생각되었다.

덕분에 나는 여유있게 호텔 곳곳을 누비며 7성급 호텔의 뷰를 눈에 담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애프터눈티는 식사가 아닌 디저트 개념이기 때문에 4시가 되기 전에 전화가 올 거라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게 예약을 마친 나는 호텔 밖으로 나가 야외 수영장과 해변가를 걸어다녔다.


 

 


잔잔한 파도소리와 소리없이 얌전한 리조트.

전세를 낸 기분이라는 게 이런 기분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이 여유로운 감성을 파괴하는 것은 바로 더위였다.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 한 시간을 걸어오며 누적된 피로가 아직 완전히 가시지는 않아서

더이상 호텔 곳곳을 누비는 건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바다와 제일 가까운 벤치로 가서 드러누워 낮잠을 잤다.



그러던 중, 전화벨이 울렸다.

바로 애프터눈티 로비에서 걸려온 전화였으며

빈 테이블이 생겼으니 지금 바로 로비로 오라는 전화였다.


시간은 오후 3시밖에 되지 않았다.

기존 예약 시간보다 1시간이나 빨리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정말 좋았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자 웨이터 분께서 잔에 스파클링 포도주스를 따라 주셨다.

이 스파클링 포도주스도 무한리필이며 잔이 비면 홀에 있는 웨이터 분들이 알아서 주스를 새로 따라 주신다.

톡 쏘는 자극적인 탄산은 아니었지만 시원했던 짙은 과일맛이 묘하게 중독성 있었다.

나는 커피와 차도 몇 번이나 다른 메뉴로 리필을 해서 마셨지만

그 어떤 음료보다도 나는 이 스파클링 포도주스가 제일 맛있었다.


몇 병 사서 한국으로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었다.


 

 


기본 : 스파클링 포도주스

차 :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다즐링, 얼그레이, 캐모마일, 그린, 자스민, 페퍼민트

커피 :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푸치노, 에스프레소


*주황색으로 색칠된 글씨가 리필할 때마다 주문했던 음료입니다.


먼저 디저트에 대한 얘기부터 하자면 디저트는 단연 케이크 종류(3층 접시)가 최고였다.

태어나서 이렇게 부드러운 케익 시트와 크림은 처음이었다.

3층 접시에 있던 케이크들은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모든 조각케이크가 입 안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았다.


그 탓인지 샌드위치 종류(2층 접시)가 평범하게 느껴졌고

스콘(1층 접시)은 전반적으로 퍽퍽해서 자주 손이 가는 맛은 아니었다.


그리고 차는 페퍼민트 차가 정말 맛있었다.

맛있었다는 표현보다는 깔끔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지도 모르겠다.

향긋하고 깨끗한 향이 입 안에 감돌 때의 그 시원한 느낌이 지금도 인상적이다.

계속되는 디저트 먹방에 입이 조금씩 물리는 느낌이 들 때 모금씩 마시면 금세 입이 개운해졌다.


한 가지 팁을 전하자면 음료를 리필할 때(스파클링 포도주스 제외)는

미리 리필을 주문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음료를 만드는 데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이라 잔이 비었을 때 음료를 새로 리필 주문하면

디저트를 먹다가 느낄 갈증의 타이밍이 음료가 나올 때까지의 타이밍과 안 맞을 수 있다.



디저트를 먹으며 차를 마시는 데 로비 한 켠에서 피아노 연주와 한 소녀의 노래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나를 포함한 많은 관객들이 찬사를 보내는 공연이었다.


생각해보니 아이가 주인공인 공연을 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무리 기억을 되새겨 봐도 기억나지 않는 것을 보니 아이가 주인공인 공연은 브루나이에서 본 것이 처음같았다.


소녀의 목소리와 음색은 정말 청아하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피아노 선율도 무척 감미로웠다.


음악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았던 순간.


더 엠파이어 호텔에서의 애프터눈티가 더욱 특별한 이유다.


더 엠파이어 호텔 애프터눈티(디저트, 음료 무한리필) [1인] 24.2브루나이달러 (약 21,000원) / 2019.08 기준

싱가포르달러와 1:1 통용되어 싱가포르 달러로도 구입 가능(거스름돈은 브루나이 달러)



그렇게 배부르게 디저트 먹방을 끝내고 나는 하이어 호텔로 돌아갔다.

하이어 호텔로 다시 돌아갈 때는 처음부터 깔끔하게 다트를 이용해서 갔다.


 


하이어 호텔의 방으로 돌아온 나는 쉬는 시간을 가지며 해가 질 때를 기다렸다.

해가 지면 나는 엊그제 미처 보지 못했던 술탄 모스크의 야경을 보러 갈 것이다.


 

 


모스크의 야경을 보러 가기 위해 호텔을 나섰는데

해가 지는 하늘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세계 3대 선셋을 볼 수 있다는 코타키나발루에서 본 하늘보다 훨씬 예뻤다.

짧은 시간마다 변하는 하늘의 모습이 신기해서 몇 걸음 걷다가 뒤돌아 하늘보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나는 아예 뒤로 걸어가면서 하늘을 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보정 하나 하지 않은 사진인데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황홀한 풍경에 넋이 나가 모스크로 가는 길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


 


모스크에 도착하니 어느새 하늘은 어둠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리고 고풍스럽게 빛을 내뿜는 술탄 모스크의 모습은 무척 위엄있어 보였다.


 


코타키나발루의 시티 모스크에 갔을 때 가장 아쉬웠던 것이

강에 모스크의 모습이 선명하게 비춰지지 않은 것이었다.


블로그나 사진에서 보았던 것처럼 강에 비춰진 모스크의 모습이 꼭 보고 싶었는데

그 소원은 브루나이에서 이룰 수 있었다.

황금색의 술탄 모스크가 어둠이 내린 강에 그대로 비추어져

데칼코마니와 같은 모습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으며 주변에 있던 모든 관광객들은 홀린 듯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다.



이 곳에서 나와 같은 혼자 브루나이에 온 필리핀 남자 관광객을 만났다.

우리는 서로의 포토그래퍼가 되어 주며 사진을 찍어 주었고 많은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는 JTBC에서 방영된 드라마 <미스티>를 굉장히 재밌게 보았다며

한국 드라마에 대한 호평을 아끼지 않았는데

내가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원활하게 대화를 이어가기가 어려웠다.


그렇지만 만나는 외국인 관광객마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호의적이며

물어보지도 않은 한국 드라마와 K-POP 가수들을 언급하는 걸 보면서

내 나라 한국의 위상이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을 여러번 실감할 수 있었다.



술탄 모스크의 야경은 아름답다는 느낌보다

몽환적이고 신비스러운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그만큼 이슬람은 낯설고 신기했다.


모스크 주변을 돌아다니는데 스피커 방송으로 기도문을 읊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모스크의 위엄과 압도가 한층 더 강해지는 순간이었다.


 


술탄 모스크의 야경을 다 보고 호텔로 돌아온 나는 빨래를 돌리러 코인빨래방으로 갔다.

코인빨래방은 하이어 호텔의 로비 옆에 있으며 늦은 시간까지도 이용할 수 있다.


다음 날 아침이 아닌 이 날의 늦은 밤에 굳이 빨래를 돌린 이유는

싱가포르로 출국하기까지는 앞으로 이틀밖에 남지 않았는데

혹시라도 빨래가 다 마르지 않을 우려를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부지런히 움직여서 여유롭게 빨래를 말리고 싶었다.

.

 

 


하이어 호텔 셀프 코인빨래방(14KG, 건조기능 선택X) [1회] 4브루나이달러 (약 3,500원) / 2019.08 기준

환급기에 금액을 넣은 후 환급받은 코인을 세탁기에 투입하면 세탁기가 작동됨(세제는 자동으로 나옴)


코인빨래방의 TV 모니터에 나오던 <겨울왕국>을 보며 빨래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엘사의 노래를 듣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세탁이 끝난 빨래를 들고 방으로 돌아오니 옷걸이가 턱없이 부족했다.

그렇다고 방 밖의 복도 난간에 널어 놓자니 불안해서

방 곳곳을 물색하며 옷을 걸 수 있을만한 모든 곳에 세탁물을 널어놓았다.

그러다 보니 안전고리에도 바지를 널게 되었다.


정말 열악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그렇게 브루나이에서의 하루는 또 한 번 저물었고

그렇게 나는 또 새로운 하루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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