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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2.29 귀향 <영화관감상> 2


 그 어느 영화보다 출연 배우들과 스태프, 감독에게 보내는 박수에 힘을 더 싣고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본다는 생각을 갖지 않고 본 영화다. 어릴 적 할머니가 들려 주었던 전쟁 이야기를 듣는 기분으로 과거의 일들을 전해 듣듯 부담없이 본 영화. 안 그런 영화가 어딨겠냐만은 영화의 부족한 연출이 있었을지라도 굳이 그것을 찾고 싶지 않았던, 그저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만 충실하며 보고 싶었다. 인지도가 있는 유명 여배우를 캐스팅하지 않은 건 정말 베스트 초이스라는 생각과 더불어 지금까지 개봉된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들처럼 팩트를 가장 명확하게 두각시키고자 하는, 자극적이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분노를 유발케 하는 장면을 굳이 돋보이게 하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그것이 곧 우리가 겪은 실제의 이야기라는 것이 더 가슴 아프긴 하지만 말이다. 또 젊은 세대가 과거의 역사에 대해 지니고 있는 무관심한 태도의 자화상도 그려내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됐다. 이제 집에 갈 수 있다. 집에 가자." 끝난 듯 해도 끝나지 않은 끔찍한 상황들이 계속해서 이어지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연출이 참 담담하다. 그것이 관객들의 눈물샘을 더 자극한다.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아픔과 상처는 계속해서 깊어지지만 낯선 땅에서 바라볼 수 있는 늘푸른 하늘을 보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실없는 농담을 하며 서로에게 의지하는 소녀들의 모습이 유독 인상깊다. 오히려 매섭게 춥고 눈보라가 내리는 차가운 날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짧게나마 웃고 있던 소녀들의 모습에서 보이는 안타까움과 연민의 감정이 극대화되었던 건 아닐까. 가장 꽃다운 시기의 소녀들, 그리고 차마 그 꽃을 피우지 못한 채 지고 만 소녀들의 이야기 '귀향'. 이 역사가 결코 과거의 귀향길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영화가 되길 바라며 본인은 많은 사람들에게 '귀향'의 관람을 권하고 있다.

Posted by choi0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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