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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1.26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사랑을 시작하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용기였다. 아직은 고백이 부끄러워 차마 용기내지 못했고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줄곧 자신을 향한 짝사랑을 지켜보기만 했다. 부족한 자신감은 사랑에 있어서 치명적인 독이었다. 그것을 션자이를 통해 알았다. 그들의 사랑은 너무 미숙하고 어수룩한 부분이 있었지만 결코 결말까지 어수룩하지는 않았다. 안타까움을 엔딩의 감정으로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이렇게나 따뜻하면서 애틋하게 이야기를 매듭지었다. 아마 대만의 친환경적 촬영배경이 그 애틋함을 더하지 않았나 싶다. 엔딩에서 비추던 파란 얼룩진 교복이 주는 여운이 참 진하다. 얼룩진 교복은 커징텅과 션자이의 학창시절의 모든 시간들을 담아내고 있는 하나의 소재였다. 만날 볼펜으로 등을 찔러 커징텅을 부르던 션자이와 그런 션자이를 귀찮은 듯 뒤돌아보며 매일 얼굴을 마주하던 그 시절. 영화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난날의 학창시절과 그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무언의 감동이 분명하게 공존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봄날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에 취한 것 마냥 내 몸이 무언의 향수에 휘감기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이 들었다. 해피엔딩이 아닌데도 기분이 배드하지 않았으며 엔딩의 감정이 안타까움인데도 이야기의 결말은 이렇게나 따뜻하고 애틋했다.

Posted by choi0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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