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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2.08 나쁜 나라 <영화관감상>


 개봉일도 늦춰질 정도로 개봉하는 순간까지 참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던 영화다. 개인적으로 나는 영화라 하면 감독과 작가의 픽션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배우들의 연기라고 정의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등장하는 현직 대통령을 비롯해서 국회의원들과 유가족들의 적나라한 등장은 기존에 봐 왔던 영화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받기 충분했다. 다큐멘터리 영화였기 때문을 이유로 댈 수도 있겠지만 어찌됐든 영화랍시고 개봉된 작품이기에 기존에 본 영화처럼 생각을 적어나가는 게 맞는지. 아니면 다큐멘터리 영화라는 장르의 특수성이 가진 점을 고려하며 생각을 적어나가는 게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꽤나 길게 이어졌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가 아닌 실제 사건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현실을 그대로 찍은 영화이다. 어떻게 보면 영상이라 설명할 수도 있겠다. 영화의 타이틀은 다소 편향적이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영화는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영화의 개봉을 두고도 많은 얘기들이 들려온 것 같다. 영화는 관객의 입장에서, 한편으로는 그 사건을 알고 있던 이 나라의 한 국민으로써의 입장에서도 맞게 감독이 의도한 대로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아직도 정부와 유가족 사이에는 풀어나가야 할 실마리가 많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이 영화의 특성상, 상영 후 이루어진 스페셜 토크에서야 오히려 더 깊은 생각에 잠길 수 있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세월호를 두고 꽤나 긴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한편에서의 일부 국민들은 "이제는 지겹다."고도 적잖게 말하곤 한다. 그러한 반응에 대한 이유는 국가에서 배보상도 적지 않게 준 데다가 대학 입시 등에 있어서도 <단원고특별전형> 이라는 특례까지 제공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일부에서는 '시선'이 아닌 '눈초리'로 바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우리는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한 것이 아니다. 세월호에 근거한 아이의 진실된 죽음의 이유와 투명한 진상규명, 그리고 그 진실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이미 사건 발생으로부터 600일이 지난 이 시점에서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은 세월호 사건을 두고 유가족들은 "우리들의 마음 속에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없다." 라고 말할 정도로 그들은 이미 국가를 신뢰하고 있지 않았다. 이제는 유가족들이 당장의 변화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한다. 교과서 왜곡으로도 말이 많은 요즘. 유가족들은 세월호 사건의 해결을 앞으로의 1020년 후의 때의 먼 날까지 바라보면서 차근차근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 보여지기를 기대한다고 하였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이유를 막론하고 결국에는 나도 편향된 영화를 본 관객이지만 마인드까지 편향되고 싶지는 않다.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드러난 여러 문제점이 지금의 대한민국이 그려내고 있는 솔직한 자화상이라는 것도 인정하는 부분이지만 한편으로는 분명 국가의 입장도 있을 거라 믿는다. 국가와 유가족들의 원활한 소통만이 세월호 사건을 해결하는 데에 있어서의 가장 근본적인 역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Posted by choi0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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