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우리는 가야 스트리트 야시장에 도착했다.

거리를 걷는 동안에 방콕의 카오산 로드가 머릿속에서 오버랩되었다.

카오산 로드가 젊음과 열정, 뜨거움이 들끓던 곳이었다면

가야 스트리트는 꼬치 굽는 불 냄새가 그윽하고 길거리 공연마저도 잔잔한,

부담스럽지 않게 흥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느낌의 야시장이었다.



우리는 가야 스트리트를 누비며 팔찌를 샀고 맛있는 식사도 함께 했다.


배부른 몸을 이끌고 숙소인 라바@사바 호스텔로 돌아온 우리는

식탁에 한데 모여 앉아 입가심으로 야시장에서 사 온 사탕수수 주스를 한 컵씩 나눠 마셨다.

생각해보니 식탁에 앉아서 사람들의 눈을 보며 대화를 나눈 것이 꽤나 오래 전의 일이었다.



직장생활 시절, 퇴근을 하고 집에 오면 항상 불 꺼진 거실이 나를 반겼다.

나는 일주일에 절반 이상을 편의점에서 산 인스턴트 식품을 먹으며 저녁 끼니를 때웠고,

<한 끼 줍쇼>와 같이 가족끼리 식사하는 모습이 등장하는 방송을 보면서 외로움을 달랬다.

 

우리는 자라 온 나라, 그리고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지

Good Night.” 인사를 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이 순간,

우리는 가족이었다.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2019.08.03

D+2

기적의 연속


아침이 밝았.

 

테라스로부터 보이는 탁 트인 뷰와 화창한 날씨는

아침부터 나의 여행 감성을 애타게 간지럽혔다.



나는 식탁에 앉아 조식을 먹었다.

잼이 네 개나 구비되어 있었다. 개인적으로 블루베리 맛 잼이 제일 맛있었다.



오늘 나는 바이크를 렌트해서 블루 모스크와 핑크 모스크에 다녀올 예정이다.

면허를 딴 이후 한국에서 단 한 번도 운전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조금 걱정이 됐지만

두근대는 마음이 그보다 훨씬 더 컸다.



고고 사바 스쿠터 렌탈샵에 도착했다.

어제 내가 환전을 했던 위즈마 메르데카의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고고 사바 바이크 렌트 [1DAY/1인] 55링깃(약 15,000원) / 2019.08 기준 (보증금 200링깃)

1DAY : 렌트 시작 시간으로부터 24시간

ex) 대여시각 : 2019.08.02 AM10:30, 반납시각 : 2019.08.03 AM10:30

만약, 1DAY를 렌트해도 당일 반납을 원하면 폐점 시간인 저녁 7시 전까지 고고 사바로 돌아와 바이크를 반납해야 함.



고고 사바에서는 국제면허증 없이 한국 면허증만 소유하고 있어도 렌트가 가능하다.

그래도 나는 혹시나 하는 상황으로부터 대비하고자 국제면허증을 지참했지만

직원은 나의 한국 면허증만 확인하고 바이크를 렌트해 주었다.



신나는 분위기의 팝송을 크게 틀어놓고 코타키나발루 시내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크게 볼륨 키워놓고 자유롭게 운전할 짬은 아닌가 보다.

질주 시작 10분 만에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노래를 끄고 운전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구글 맵을 켜고 보니 내가 지금 있는 이 곳은 사바 주 청사로 이용 중인 건물, 툰 무스타파 타워였다.

아무것도 모른 채 외관만 보면 호텔로 오해받기 좋은 건물이다.



한 15분 정도를 달렸을까.

목적지인 사바 주립 대학교, 한국에서는 소위 핑크 모스크라 불려지는 UMS 모스크에 도착했다.

UMS 모스크는 대학 건물인 만큼 모든 장소가 캠퍼스 그 자체였다.


그리고 이 곳에서, 또 한 번 거짓말보다 더 거짓말같은 상황이 일어났다.



어제 나와 일본어로 대화를 이어가면서

코타키나발루에서의 첫 식사를 함께한 중국인 관광객을 이 곳의 입구에서 다시 만났다.


누군가 나를 두고 장난을 치는 것만 같았다.

어제 탄중아루 해변에서 같은 호스텔의 투숙객인 쿠알라룸푸르 친구를 만난 것에 이어

또 한 번, 우연으로부터 온 기적의 만남이 실현되었다.


이러한 만남이 이어질 확률은 대체 얼마나 되는 걸까.

되새기면 되새길수록 놀랍고 신기하다.



UMS 모스크 입장료 [1인] 5링깃(약 1,500원) / 2019.08 기준


UMS 모스크는 정말 아름다웠다.


이런 캠퍼스에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라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이 곳의 학생들이 부러워졌다.

이 학교에 다니면서 CC도 하지 못하고 졸업을 하게 되면 진짜 안타까울 것 같다.



이 날, 무척 더워서 땀이 등에 한가득 고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학교의 학생인 느낌을 내고 싶어서 돌아다니는 내내 백팩을 메고 다녔다.


그렇게 또 한 번 떠오른 생각,


빨리 학교 가고 싶다.



UMS 모스크를 둘러 본 나는 이제 블루 모스크라 불리는 시티 모스크로 향했다.

블루 모스크로 갈 때는 길을 헤매지 않았다.


푹푹 찌는 더위, 살갗이 타는 과정이 서서히 느껴지는 것 같았다.

나는 바이크의 속도를 더 올려서 빨리 시티 모스크로 향했다.



스쿠터로 약 15분 정도를 달려 시티 모스크에 도착했다.


시티 모스크는 코타키나발루를 대표하는 이슬람 사원 중 하나다.

멀리서 보아도 사원의 규모를 비롯한 위엄과 압도감이 절로 느껴졌다.

모스크 내부에는 정해진 시간에 한하여 관광객의 입장이 허용된다.

입장할 때는 정해진 복장을 입어야 하며 현장에서 대여가 가능하다.


시티 모스크 입장료 [1인] 5링깃(약 1,500원) 복장 대여 시 5링깃 추가 발생 / 2019.08 기준



엄마.. 나를 왜 한국에서 낳으셨나요..

내가 봐도 인정하게 되는 이 어울림.. 어쩜 이렇게 위화감이 안 느껴지..




새끼가 형 나이를 가지고..



시티 모스크까지 다 둘러본 나는 고고 사바로 돌아가 바이크를 반납하기로 했다.

이제 나는 바이크를 반납하고 나서 더 퍼시픽 수트라 호텔로 향해

오후 6시부터 시작될 브리즈 비치 클럽에서의 바비큐 파티를 즐기면 된다. 그런데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제셀톤 포인트 인근에서 차선 변경을 하지 못해 잘못된 길로 직진을 해 버리고 만 것이다.

심지어 꽤 오랫동안 직진을 한 후에서야 잘못된 길로 왔다는 것을 알아버린 나는

갓길에 바이크를 세우고 구글 맵의 도움을 받으며 다시 위치를 정리했다.



신호와 차선을 몇 번이나 어기고 말았다. 일부 운전자들로부터 경적 등쌀도 맞았지만 다 수긍할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고고 사바를 찾은 나는 렌탈샵에 들어가자마자 땀에 절은 얼굴로 물부터 한 잔 마실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브리즈 비치 클럽 바비큐 파티를 현지에서 예약하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말레이시아②] 쁠라우띠가 섬 투어와 브리즈 비치 클럽 바비큐 현지에서 예약하기 편을 정독해주세요.

(위 타이틀을 클릭하면 해당 게시글이 새 창으로 띄워집니다.)


그리고 저녁 6시, 그랩을 이용하여 브리즈 비치 클럽에 도착한 나는 예약 확인을 하고 자리를 안내받았다.

내 자리는 샐러드바와 가까워 음식을 가지러 가는 것은 편했지만 바다로부터는 다소 먼 위치였다.

그러고 보니 어제 예약을 하면서 바다와 가까운 자리로 부탁한다는 말을 미처 하지 못했다.

직원에게 혹시 자리를 옮길 수 있냐고 물어보았지만 현재 모든 자리가 만석이기 때문에 자리 이동이 어렵다고 했다.


사실 내 자리에서도 선셋과 뷰는 충분히 눈에 담을 수 있었지만

이왕 보는 거, 더 좋은 자리에서 볼 수 있으면 훨씬 좋으니까.




사실 모든 음식이 눈이 휘둥그레 돌아갈 정도로 맛있는 수준의 음식은 아니다.

그러나 선셋과 뷰를 눈에 담으며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맛 그 이상의 특별함과 가치를 가져다 준다.



분위기 맛에 먹는다., 분위기에 취한다.는 말을 몸소 느꼈다.

음식은 개인적으로 머쉬룸 수프가 제일 맛있었다.


 



  브리즈 비치 클럽 바비큐 파티 [1인] 75링깃(약 21,000원)

음료 별도(Happy Hour 시간(7PM~9PM)에 일부 음료(맥주, 칵테일 포함) 주문 시 50%할인) / 2019.08 기준


바비큐 파티에서의 만찬을 끝내고 한 켠에 놓여 있던 해먹에 누워

귀에 파도 소리를 담고, 눈에 황홀한 선셋과 하늘을 담는데 감히 내가 이 순간을 만끽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행복했다.


역대 나의 여행 랭킹 중 1위를 차지했던 태국.

태국은 이 순간을 기점으로 1위의 자리를 말레이시아에게 내어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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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8.01

D-day

소년, 떠나다


퇴사한지 하루만에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캐리어를 끌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이번 여행의 시작은 진에어와 함께 하기로 했다.


각 항공사 별 탑승권을 모으고 있는데 셀프체크인 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컬러탑승권 발급이 어렵다고 한다.

과거에 영화티켓을 모을 때도 어느샌가 모든 티켓이 영수증 발급으로 바뀌어 기분이 언짢았는데

비행기 탑승권까지 흑백탑승권으로밖에 발급되지 않는다고 했을 때는 아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여기서 순순히 꼬리를 내리며 포기할 내가 아니다.

나는 수하물을 수속하는 체크인 카운터에서 지상직 승무원의 도움을 받아 컬러탑승권을 발급받았다.

나와 같이 탑승권을 모으고 있을 여행러들을 위해

인천공항에서 국내 저가항공사의 컬러탑승권 발급받는 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국내 저가항공사 컬러탑승권 발급받는 방법


1.우선, 셀프체크인을 통해 탑승 수속을 마친다.

(진에어의 경우 탑승 수속은 셀프체크인으로밖에 진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2. 흑백탑승권을 발급받는다.

(셀프체크인을 통해서는 오로지 흑백탑승권밖에 발급되지 않는다.)


3. 수하물을 수속한다.


4. 체크인 카운터에서 수하물(캐리어)의 무게를 잴 때,

담당 지상직 승무원에게 흑백탑승권을 보여주며 컬러탑승권의 재발행을 요청한다.


5. 컬러탑승권을 발급받는다.

(이 때, 흑백탑승권은 폐기처분된다.)


※해당 방법은 진에어 체크인 카운터의 헬프 카운터에 계시던 지상직 승무원분께서 말씀해주신 방법이며

탑승권을 모으고 있어서 그런데 재발행 해주시겠어요?”라고 하면 즉석에서 바로 재발행을 해 주신다고 하셨음.

진상을 부리거나 무리한 요구로 컬러탑승권을 받아내는 방법이 아님.


이제는 수하물 수속 후, 캐리어 속의 내용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수하물을 다시 수속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때, 즉, 탑승권을 재발행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만 컬러탑승권이 제공된다고 함.


해당 방법은 제주항공(2018.11이용), 진에어(2019.08이용)에서 가능한 방법이며,

타 저가항공사(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티웨이항공)는 이용한 적이 없기 때문에 장담할 수 없음.



코타키나발루 행 비행기의 내부 정리가 길어지면서 탑승은 원래 예정 시간보다 10분이 늦어졌다.

그러나 전혀 급할 것 없었던 일정 탓에 그러려니 하면서 게이트가 열리기를 기다렸다.



10분이 지나고 탑승 진행을 알리는 방송이 나왔다.

게이트가 열리더니 승객들은 일제히 탑승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제 비행기는 익숙해질 만큼 타 보았다고 생각하는데,

여전히 나는 창가 자리를 포기하지 못한다.

창가 자리는 화장실 가기가 번거롭다? 그게 뭣이 중헌디.



비행기가 이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푸실리 샐러드가 제일 맛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입이 심심하던 찰나였는데 요깃거리로 딱 좋았다.



항상 밤비행기만, 또는 낮비행기만 타 보았는데

낮에 출발해서 한밤중에 도착하는 비행기를 타게 되니

하늘 위의 선셋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세계 3대 선셋 중의 하나를 볼 수 있는 곳이 코타키나발루라는데

코타키나발루는 향하는 하늘길의 선셋마저도 무척이나 장관이었다.



코타키나발루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1>을 다시 보았다.


지겹도록 말하지만,

서로의 꿈을 모두가 함께 이루는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1>의 시놉시스는 언제 되새겨 보아도 감동적이고 아름답다.


나도 내 사람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내 한 몸 다 바쳐서 힘을 더해주고 싶고,

나 또한 그들의 힘을 받아 격려받고 나아가면서 내 꿈을 이루고 싶다.



코타키나발루에 도착했다.

비행기는 인천에서 10분 늦게 출발했지만 코타키나발루에 10분 빨리 도착했다.



코타키나발루 공항은 생각 그 이상보다 작았다.

인천공항이 거대한 규모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국제선 도착 게이트를 나오니 수많은 한국 여행사의 가이드들이

저마다 고객들의 이름 적힌 팻말을 들고서 픽업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시간의 시차가 적용되었다.

서울은 자정을 넘겼고, 말레이시아는 자정을 앞두고 있었다.


머지않아 또 떠나게 될 여행에는 더 많은 시차가 적용되는 나라에 가 보고 싶다.



공항으로 마중나온 픽업 차량을 타고 공항 근처에서 하룻밤을 묵을 에미넌트 호텔로 왔다.

(예정보다 비행기가 빨리 도착해서 내가 픽업 차량을 기다린 건 안 비밀..)



에미넌트 호텔은 코타키나발루 공항 근처에서 묵을 수 있는 호텔들 중에 상위권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엄청 화려하고 호화로운 것은 아니지만 공항으로 무료 픽업을 요청할 수도 있는 데다가

시간도 차량으로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코타키나발루 노선 특성 상 국내 저가항공사는 밤에 도착하는 항공편이 많은데

이 정도의 옵션을 갖춘 호텔이라면 더 이상 묻고 따질 여지가 없지 않을까 싶다.


에미넌트 호텔(공항 무료 셔틀 요청 포함) [1박/1인] 28,893원 / 아고다 기준(2019.07 예약)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함께 무사히 하룻밤을 보낸 나는 깨끗하게 방 정리를 마쳤고,

체크아웃을 한 후 호텔을 나와 *그랩을 이용하여 메인 베이스캠프인 제셀톤 포인트 근처로 향했다.


그랩 : 코타키나발루 식의 카카오택시 어플.(그러나 택시를 호출하는 어플은 아님.)

근처 차량 매칭 속도도 빠르고 웬만한 장소는 5링깃(1500원)~10링깃(3000원) 선에서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다.



2019.08.02

D+1

기막힌 인연의 시작



그랩을 이용해서 제셀톤 포인트에 도착했다.

제셀톤 포인트는 해양 스포츠를 예약하거나 섬으로 이동할 수 있는 배편을 예약할 수 있는 곳으로

코타키나발루의 육지와 바다를 잇는 관문과도 같은 곳이다.


물론 나도, 곧 해양 스포츠와 배편을 예약하겠지만 지금은 아침 식사가 우선이다.

코타키나발루에 도착한 이후 첫 식사가 될 지금의 아침 식사는

이 곳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펑 락사라는 식당에서 현지식의 로컬 푸드를 먹기로 했다.


처음부터 그랩을 타고 이펑 락사로 이동했으면 편했겠지만,

내 여행 스타일이 힘들어도 걸으면서 주변을 눈에 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에

목적지를 내 발로 직접 찾아가는 재미를 느낀 후에 식사를 하기로 했다.


15분 가량을 걸어 도착한 이펑 락사.

가게로 들어가려는 찰나, 한 중국인 관광객이 내게 말을 걸었다.


처음엔 중국어로 말을 하더니 내가 중국어를 못 한다고 했다.

그러더니 영어로 또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대체 그는 내게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걸까. 역으로 내가 질문을 건넸다.

 

“I’m Korean. I can’t speak Chinese and English.

But I can speak Japanese. You can speak Japanese?”


일본어를 할 수 있냐는 질문이었다.

그러자 그는 혼토데스카?” 라고 대답했다.


한국인과 중국인이 말레이시아에서 만나 일본어로 대화를 하고 있다.


이거 참 기이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그가 내게 묻고 싶었던 것은 이 가게가 유명한 가게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페이스북에서 이 식당을 접했다.

한국에선 이 가게가 로컬 푸드를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고 대답했다.



페이스북 [오즈 트래블_OZ Travel] 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는 이펑 락사 소개 포스트



이펑 락사에서 먹은 코타키나발루에서의 첫 식사.

뭐가 뭔지 아무것도 모르는지라 직원에게 베스트 메뉴를 달라고 했다.


고수 맛이 강했지만 새로운 맛이라 느끼면서 먹다 보니 나쁘지 않게 받아들여졌고,

음료 또한 신선한 기분으로 먹기에는 괜찮은 맛이었다.



식사를 마친 나는 중국인 관광객과 작별 인사를 하고 위즈마 메르데카로 향해서 환전을 했다.

그리고 제셀톤 포인트로 가서 쁠라우띠가 섬 투어와 멈바꿋 반딧불 투어를 예약할 예정이다 .


 


말레이시아 여행 팁을 전해받는 중에

코타키나발루의 경우 위즈마 메르데카에서 환전을 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아직, 여행 초반이고 가계부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공항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는 정확하게 비교하지 못했지만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날 리는 없는 법, 그렇겠지. 그런가 보다. 라는 마음으로 환전을 했다.


여행 경비 총 100만원.

그 중 10만원은 인천공항 우리은행 창구에서 링깃으로, 50만원은 싱가폴 달러로 환전했다.

나머지 40만원 중 30만원은 코타키나발루 위즈마 메르데카에서 환전했고,

나머지 10만원은 한국 돈 그대로 보관 중에 있다.

이 돈은 나중에 경비가 부족할 시, 추가 환전을 위한 비상금이다.



제셀톤 포인트로 온 나는 14번 창구로 가서 쁠라우띠가 섬 투어와 멈바꿋 반딧불 투어를 예약했다.

코타키나발루 해양 스포츠 섬 투어는 한국에서 미리 예약하는 것보다 현지에서 예약하는 것이 보다 저렴하다.


그러나 나는 가격을 떠나 기상 이변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코타키나발루 현지에 도착해서 일기예보를 확인한 후 해양 스포츠를 예약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미리 예약을 하지 않았다. 14번 창구에서는 도라’라는 직원이 나의 예약을 도와 주었다.


“8월 2일 토요일, 내일 쁠라우띠가 섬 투어와 반딧불 투어를 예약하고 싶어.

(영완)


“미안해, 아쉽지만 8월 2일은 예약이 다 차 있어. 3일은 어때?

(도라)


“일기예보에서 3일 저녁에 비가 온다고 했다. 비가 와도 반딧불을 볼 수 있어?

(영완)


“윈디(바람)가 많으면 못 봐. 레인(비)는 괜찮아.

(도라)


“알겠어. 하루에 다 가능한 거지?

(영완)


“응, 예약해 줄까?

(도라)


쁠라우띠가 섬 투어(스노쿨링, 장비, 호텔 픽업, 식사 포함) + 멈바꿋 반딧불 투어(식사, 간식 포함) - 1DAY

[1인] 390링깃(약 113,000원) 현장에서 10링깃 할인 → 380링깃(약 110,000원)

제셀톤포인트 14번 창구 도라 기준(2019.08 예약)



쁠라우띠가 섬 투어와 멈바꿋 반딧불 투어 예약을 마치고

코타키나발루에서 지낼 7일의 일정동안 나의 집이 되어 줄 라비@사바 호스텔로 이동했다.


이 때도 역시 걸어서 이동했다.



제셀톤 포인트 앞에 있던 한 가게에서 코코넛 쉐이크를 구매했다.

첫 맛이 정말 시원하고 맛있었는데 먹으면 먹을수록 질리는 맛이었다.

주스가 많이 만들어졌다며 무료로 리필을 해 주셨는데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마음으론 울고 있었다.


걸어가다 보였던 중앙시장에서 만난 한 소녀는 내게 시식을 해 보라며 망고와 람부탄을 건네 주었다.

과일 정말 싫어하는 편인데 이 곳에서 마냥 내 입맛에 맞출 수는 없는 노릇.

모든 것을 도전이라 생각하며 입 안으로 망고와 람부탄을 넣었다.



이렇게 대놓고 관광객 티 내는 사진 또한 무척 싫어하는 편이지만,

막상 랜드마크를 무시하고 지나치려니 아쉬운 기분이 들어서 한 컷 찍었다.



이 곳이 바로 내가 코타키나발루에서 6박을 보낼 라비@사바 호스텔이다.

이마고 쇼핑몰의 아파트 건물에 위치하고 있으며 선셋을 볼 수 있는 테라스와 수영장이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지금까지의 여행에서는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만 이용했는데 이렇게 가정집과 같은 호스텔에서 묵게 된 것은 처음이다.

들어가자마자 집 같다.’는 느낌을 바로 받았다.


나는 이 곳을 찾기 위해 이마고 쇼핑몰 주변을 무려 한 시간이나 헤맸다.

한국과 일본, 태국에서도 이렇게까지 길을 헤맸던 적은 없었는데

이 호스텔은 대형 쇼핑몰 건물에 있는 숙소였음에도 불구하고 찾기까지 무척이나 시간이 많이 걸렸다.


호스텔에 도착하고 나니, 이 곳은 일반 호텔처럼 간판이 있는 것이 아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파트 건물의 8층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나 말고도 많은 투숙객들이 이 곳을 쉽게 찾지 못한다고 한다.


라비@사바 호스텔(수영장, 조식 포함) [6박/1인] 294링깃(84,409원) / 부킹닷컴 기준(2019.07 예약)

현지에서 현금결제만 가능



고된 몸을 잠깐 침대에 눕히고 쉬고 있는데 맞은편 침대에 있는 한 남자가 내게 말을 걸었다.


“Where are you from?”


나는 서울에서 왔다고 대답했고 이에 그는 반갑게 나를 반기며

자기는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에서 왔다며 인사를 건넸다.



잠시 침대에 누워서 고단함을 덜어낸 나는 옷을 갈아입고 서둘러 더 퍼시픽 수트라 호텔로 향했다.


더 퍼시픽 수트라 호텔에서는 매주 금, 토, 일요일마다 호텔 내의 브리즈 비치 클럽에서 바비큐 파티가 열린다.

샐러드바 뷔페는 물론, 요리사가 직접 굽는 바비큐가 무한리필로 제공되며 호텔 투숙객이 아니어도 파티에 참가할 수 있다.

그러나 참가하기 위해선 예약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인 관광객들의 전화 예약이 폭주하여 이제는 이메일과 직접 방문 예약만 가능하다고 한다.

나는 금요일이었던 당일, 토요일과 일요일 중 하루로 브리즈 비치 클럽 바비큐 파티를 예약하기로 했다.



더 퍼시픽 수트라 호텔은 5성급 호텔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정말 아름답고 호화로웠다.

여자친구와 함께 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나는 일요일에 쁠라우띠가 섬 투어와 반딧불 투어 일정이 있기 때문에

브리즈 비치 클럽 바비큐 파티는 토요일밖에 참석할 수 없었다.


나는 직원에게 바로 내일 바비큐 파티에 참석하고 싶은데 예약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직원은 내게 참석 인원 수와 도착할 수 있는 시간대를 묻더니 가능하다고 했다.


당일 저녁 시간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다음 날의 예약이 가능하다니.

생각만큼 예약 경쟁률이 치열한 편은 아닌 것 같다. (2019년 8월 기준)



브리즈 비치 클럽 바비큐 파티의 예약을 마치고 나는 탄중아루 해변으로 향했다.

세계 3대 선셋을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라는 탄중아루 해변에서 나는 코타키나발루의 선셋을 그대로 눈에 담기로 했다.


그런데,


예능이었으면 조작 의혹은 물론, 제작진 입장 표명을 요구할만 한 상황이 벌어졌다.



바로 1시간 전, 호스텔에서 내 맞은편 침대를 쓰는 쿠알라룸푸르 관광객을 만난 것이다.

그는 나를 보더니 반갑게 “Hey!!” 라고 격하게 소리치며 인사해 주었다.

그는 그의 중국인 여사친들과 함께 있었다.

알고 보니 그 중국인 여사친들도 나와 같은 호스텔의 투숙객이었으며 남자인 우리와는 방이 달랐다.



그렇게 나는 그들 일행에 조인하여 탄중아루 해변의 선셋을 눈에 담았다.

선셋을 배경으로 사진도 많이 찍고, 밀려오는 파도에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면서 함박웃음도 지었다.




코타키나발루 선셋이 특별한 이유는 해가 지는 과정에서 붉은 빛의 하늘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물감을 풀어 놓은 것 같은 영롱함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그 모습은 사진으로도 담아낼 수 없다.

예전에 한 TV 프로그램에서 들은 말인데 인간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카메라는 눈이라고 했다.

아무리 잘 나온 사진이라도 사진은 그저 사진일 뿐, 이 말에 공감하고 싶다면 그냥 코타키나발루로 떠나길 바란다.



완전히 해가 저물자 중국인 여사친들은 내게 저녁 식사를 함께 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나는 흔쾌히 수락했다. 그러나 쿠알라룸푸르 친구는 중요한 미팅이 있어서 함께하지 못했다.


중국인 여사친들은 불금을 기념하기 위해 가야 스트리트로 가자고 했다.

한국이나 중국이나 불금 기념하며 가슴 설레하는 것은 똑같나 보다.



가야 스트리트로 이동하는 도중에 차 안에서 우리는 서로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공유했다.

내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던 쿠알라룸푸르 친구는 나와 후권이가 함께 찍은 셀카를 보고 귀엽다고 해 주었다.

그 반응에 궁금증을 갖던 중국인 여사친들도 내 피드 속의 사진을 보더니 격하게 귀엽다는 반응을 보여 주었다.



후권아,, 못 본 지 조금 시간 흘렀네,, 조만간 얼굴 보고 늘 그랬듯 맥주 한 번 조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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