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나라의앨리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5.11.20 Ailce In Wonderland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여전히 외국 영화, 특히 서양 영화는 유독 별로다. 그나마 애니메이션은 거부감 없이 보는 편이긴 하지만 보는 내내 이게 정서가 안 맞는 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훌쩍 자란 후인 어른이 되고서야 처음 보아 공감이 딱히 가지 않았던 건지. 세계적인 명작이라 불리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위대함과 그 작품성을 영화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 정신없고 난잡한 데다가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춰 봐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그저 지루함이 전부였다. 그렇지만 앨리스는 그렇게 평가하고 넘어가기엔 상당히 많은 다수가 인정하는 명작임이 분명했고 군중심리에 휩쓸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앨리스의 핵심을 찾아보고 싶어서 그저 일차원적으로 단순하게 앨리스의 줄거리를 되짚어봤다. 한 문장으로 이 영화를 정리하자면 우선은 앨리스에 나오는 모든 내용들은 꿈이었다는 게 분명하다. 그렇다. 나는 이 모든 내용이 앨리스의 꿈이었다는 걸 이성적으로 알아챈 순간 내가 잠을 잘 때 꾸었던 꿈들을 떠올려봤다. 나는 분명 내가 꾼 꿈인데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었고 복잡한 데다가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아 꿈의 시작점조차 정확하게 짚지 못하고 있었다. 앨리스에서는 그것을 표현하고 있었다. 비현실적이고 절대 겪어볼 수 없을 법한 일들이 일어나는 게 가능한 곳은 결국 우리의 꿈 속이었다. 몸이 자유자재로 커졌다 작아지기도 하고, 생일이 아닌 날을 축하하기도 하고, 나보다 키가 큰 꽃들이 말을 하며 노래를 부르는 등. 아이러니한 판타지만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었던 앨리스만의 원더랜드는 결국 영화를 보는 모든 이들이 놓쳐 지나가며 살아갈 법 했던 우리들의 동심 세계를 그리고 있던 것은 아닐까. 이 영화는 생각하며 볼수록 영화의 매력을 느낄 수 없다. (내가 그랬다.) 그렇게 보아야 감칠맛을 느낄 수 있는 영화도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앨리스는 우리 모두를 대신하는 캐릭터임이 분명하다. 오늘은 어떤 걸 하는 도중에 잠에 들까. 왠지 오늘 밤은 꿈을 꾸는 잠에 들고 싶다. 그리고 그 꿈은 아주 정신없고 난잡했으면 좋겠다.

Posted by choi0w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