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물회, 은근한 애무,

공기의 맛조차 가늠되지 않는 먼 나라 모로코의 풍취,

2년 뒤의 내 모습, 앱솔루트 보드카가 혀에 닿을 때 전해질 미각의 여운,

일본인과 대화가 통할 때,

엄마 목소리, 외로이 불 켜진 꼭두새벽의 편의점, 빵집에서 생일 케이크를 고를 때,

묘한 유대감이 흐르는 사람과 다리를 꼬고 앉아 피우는 담배,

강지영, 아카니시 진, 나츠이로, 야마자키 마사요시,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정처 없이 걷는 순간, 내 이름을 이미 외운 초면인,

나의 신청곡을 소개하는 라디오 DJ, 여권 속의 입국 허가 도장,

영화 엔딩 크레딧, 처음 와 본 지하철역, 고속도로 톨게이트.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사람들.


- 나를 설레게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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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oi0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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