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의 전역이 아쉬운 나머지 눈물을 흘리는 인간을 보았다.
누군가의 이별을 아쉬워할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어떤 대답보다 강하게 전달되었을 눈물이 향하는 대상.
절로 가슴 속의 꽃봉오리가 만개하는 듯 따뜻한 현장을 보았는데도 적응은 되지 않았고
계속해서 상황이 벌어지는 공간 속에서 머리를 긁적이며 회피할 궁리만을 하고 있었다.
돌아보면 늘 남보다 못한 사이를 초래하고 이별을 치러 냈다.
나는 항상 마무리를 아름답게 하지 못해
행복했던 시간을 대화와 맥주 한 잔으로 회고하고 싶어도 버젓이 추억할 수 없었다.
결국엔 이별한 대상의 뒷담화로 이어지고 말았다.
인간관계의 진가는 이별에서 발휘한다는 것을.
그것을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고 나서야 알았다.
그것을 스물이나 넘기고 나서야 알았다.
성장한 척, 의연한 척, 담대한 척 해도 결국엔 이제껏 어른아이였음을.
폭염 꺾는 여름비 내리던 어느 8월의 중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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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1 영규 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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