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

영화꼬집기 2017. 4. 17. 11:08


 영화로서의 감동을 뛰어넘어 역사교육의 방향성까지 제시하고 있는 혁신적인 휴먼 영화. 먼 나라의 이야기도, 가까운 나라의 이야기도 아니다. 무려 한 세기도 지나지 않은 불과 50여년 전의 우리 이야기다. 그 당시의 아버지들은 덕수(황정민)와도 같아 이다지도 무식했다. 그 무식함에 절로 묵념을 하게 되고 경의를 표한다. A부터 Z까지 픽션 하나 가미되어있지 않은데 이 영화에 대한 개인평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저마다의 감상평이 어떨지언정 확실한 건 우리의 역사이자 걸어온 발자취인 것을 명심할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황정민의 몰입 능력에 여러 번 고개를 끄덕였다. 보는 내내 황정민은 덕수라는 대역의 연기자가 아닌 실제 현존하고 있는 어느 윤덕수 씨의 일대기를 고스란히 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휴먼 영화에서의 주연의 연기력은 가히 이러해야 한다는 아우라를 기염없이 토해내고 있다. 이것이 곧 명품 연기다. 생에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거물급 한국영화다. 배역의 소화력이 아쉬운 인물 하나 없었고 장면의 여백을 메꾸는 부연 요소들의 역할도 욕심없이 본분에 충실하고 있어 좋았다. 훗날 부산에 가게 된다면 부산의 바닷가와 그 시절의 집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어느 오래 된 집의 옥탑방 평상 위에 앉아 청하 한 잔을 들이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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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oi0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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