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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5.06 한낮의 유성
  2. 2019.03.03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3. 2018.09.20 싱글라이더
  4. 2018.02.19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5. 2018.01.06 박열
  6. 2017.12.23 목소리의 형태
  7. 2017.11.10 너의 이름은
  8. 2017.11.10 동경가족
  9. 2017.11.08 재심
  10. 2017.10.28 범죄도시


 시골에서 전학온 여학생과 잘생긴 담임 선생님, 그리고 모든 여학생들이 바라는 얼짱 남학생. 벌써부터 각 배역의 컨셉들이 진부하기 짝이 없다. <한낮의 유성>에는 학원 로맨스물에서 늘상 다루던 클리셰가 전부 담겨있다. 그럼에도 <한낮의 유성>에 집중하게 된 이유는 요사노 스즈키(나가노 메이)가 사랑에 임하는 태도였다.

 

 스즈키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시시오 선생),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마무라 다이키)과 삼각관계에 얽히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마무라를 좋아하는 친구 네코타 유유카(야마모토 마이카)와도 얽혀 시골에서 도쿄로 전학을 오게 됨과 동시에 사랑과 우정으로부터. , 학창시절에 접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정서로부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의도치 않았던 전학 신고식(?)을 겪는다.

 

 “이런 게 사랑이면 하지 말 걸 그랬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즈키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침착하게 추스르고 고민하면서 시시오 선생과 마무라, 심지어 마무라를 좋아하는 유유카에게도 솔직한 대답을 전한다. 자칫하면 그저 나의 고백을 거절한 여자’, ‘질투가 나는 재수없는 여자로 전락할 뻔한 경우임에도 스즈키의 솔직한 대답에 상대들은 도리어 스즈키를 향해 더욱 마음을 열게 된다. 스즈키의 진솔한 대답은 오히려 스즈키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게 연결고리가 되어준 것이다.

 

 그 대답들의 이유가 되는 스즈키의 마음도 무척이나 아름답다. 단순히 사랑과 우정을 뛰어넘어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사람을 대하게 되면 주변에 적이 생길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있던 적도 나의 아군으로 바뀔 것만 같았다. 실제로 영화 속에선 유유카가 이런 케이스에 해당된다.

 

 외국 영화를 볼 때, 나는 유독 한국 네티즌들의 평점을 깊게 관철하는 경향이 있다. 타국의 정서가 한국 관객들에게는 어떻게 다가왔을지, 괴리감이 느껴지진 않았을까. 혹은 한국에서도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일까. 등 이런 고민들의 대답을 찾기 위함이 그 이유다. <한낮의 유성>의 한국 네티즌 평점을 봤는데 정말 네티즌들의 수준이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스크롤을 내리기가 두려웠다.

 

남자 주인공의 얼굴이 각이 졌다.’

여자 주인공의 마음이 너무 오락가락해서 짜증이 났다.’

 

 감상으로 인한 여운도, 그 여운을 표현하는 것도 자유지만 우리와 다른 외모라는 이유로 남자 주인공을 비난하고 여자 주인공이 고민하는 과정을 오락가락이라는 한 단어로 치부시켜 짜증을 유발했다는 댓글은 정말 고구마 다섯 개 정도를 물 없이 연속으로 먹은 기분을 들게 했다. 아직 우리나라는 멀었다.

 

 보는 내내 너무나 행복했다. 뱃속에서 나비가 나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초속 5센티미터>를 뛰어넘는 로맨스 영화는 없을 거라 단언했는데 그 신념이 깨지고 말았다. 오늘을 기준으로, 내 인생의 베스트 로맨스 영화는 <한낮의 유성>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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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의문의 존재가 등장한다. 시한부 삶 속에서 나의 하루 수명을 연장해 주는 대신 한 가지를 세상에서 없애 주겠다는 다소 기괴스러운 조건을 제안한다. 나도 모르게 내 자신을 영화에 대입해 보았다. 나의 눈에는 영화가 재생되고 있는 노트북 옆에서 열심히 불을 밝히고 있는 향초가 눈에 들어왔다. 이내 영화 속에서 의문의 존재가 말을 이어간다.

 

 “세상에 없어져도 그만인 것은 널렸어. 트럼프 카드? 루빅스 큐브?”

 

 묵묵히 영화에 고개를 끄덕였다.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 향초 정도는 세상에서 없어져 버려도 큰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의문의 존재가 제안했던 사라짐은 사라지는 존재와 이어지는 추억까지 함께 사라지는 것이었고 그것을 알게 되자 나는 향초가 사라져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한 내 자신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 전화가 사라졌을 때에는 항상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로 교감했던 첫사랑의 추억이 전화와 함께 사라졌고, 영화가 사라졌을 때에는 비디오 갤러리에서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을 추천해 주는 친구와의 추억이 사라졌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주인공의 수명은 하루씩 연장되었다. 이러한 패턴의 전개가 반복되자 나는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을 지키느냐, 나의 목숨을 지키느냐. 이 두 가지의 명제를 두고 깊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의문의 존재는 주인공에게 자신의 목숨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고, 주인공도 그 말에는 공감하는 듯 했다. 그랬기 때문에 그 어떤 것이 사라진다고 해도 큰 쇼크는 받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의문의 존재가 제안한 대상들이 사라질 때마다 주인공은 점점 패닉 상태에 빠져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듯 했다. 이번에는 무엇이 사라지게 될까. 나는 의문의 존재가 어떤 것을 사라지게 할지에 대한 궁금함보다 무엇의 사라짐으로 인해 같이 사라질 예상치 못했던 어느 추억이 얼마나 주인공을 더욱 괴롭게 만들지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말았다. 그 순간, 차라리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꼭 기브 앤 테이크가 확실해야만 하는 걸까. 무엇을 얻기 위해선 무엇을 잃어야만 한다는 대사가 모든 상황에 해당되지는 않는 것 같으면서도 뾰족한 예시를 들기에는 딱히 떠오르는 소재가 없어서 답답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형언하기 어려운 먹먹함과 따뜻함이 동시에 떠올라 계속해서 내 눈 앞에 이상한 신기루를 일게 하였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은 하룻밤의 꿈과도 같았다.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어젯밤 꾸었던 꿈의 모든 서사가 떠오르진 않아도 꿈속에선 확실한 여정이 펼쳐졌던 것처럼 말이다. 만약 몽환이라는 명사를 동사화할 수 있다면 꼭 이 영화를 근거로 해야만 되겠다.


 주인공의 엄마는 사람이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고 고양이가 사람의 곁에 있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엄마는 생을 마감하기 전주인공에게 양배추(고양이 이름)를 잘 키워달라고 부탁하기보다 양배추에게 아들의 곁에 있어 달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사라짐을 토대로 느낀 것이 있었는지 주인공은 의문의 존재가 고양이를 없애겠다고 할 때, 자신의 남은 수명을 인지하고 있으니 그것을 받아들이면서 죽을 수 있다며 고양이를 없애지 말아달라고 했다고양이가 사라진다는 것은 죽기 직전까지도 아들을 위하는 일에 힘쓰고 싶었던 나의 엄마가 사라지는 것과도 같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의문의 존재가 영화를 없애겠다고 말할 때는 주인공이 갈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문의 존재는 영화가 사라진다고 해서 누가 죽는 것도 아니고, 예술이 물과 음식보다 중요하냐며 주인공을 다그쳤다. 끝내 주인공은 목숨의 중요함에 설득되어 영화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영화가 사라지자 주인공이 있던 세상에서 영화와 연결된 관계들에는 절망이 초래되고 말았다. 주인공의 친구 츠타야, 그의 눈물이 그것을 대변했다. 주인공에게 어울리는 영화를 찾아주는 것. 그것이 자신의 역할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되었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렇다. 무언가가 사라진다고 해서 세상의 전체가 역변하진 않는다. 그러나 전체가 아닌 내가 있던 세상에서 그것과 이어진 관계들에는 분명한 다름이 발생했다. 나중에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졌을 때에도 세상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늘 그렇듯 아침이 되면 해가 뜰 테고, 저녁이 되면 달이 뜰 테다. 그러나 내가 존재했던 세상만큼은 이 세상의 전체와 다르리라 믿고 싶다.(주인공의 내레이션에도 등장하는 구절이다.)

 

 일본 영화는 이렇게 괴상한 타이틀과 주제를 가지고 사람의 감정을 깊게 파고 들어오는 점에서 아주 강세를 보인다. 이것도 재주다. 영화가 끝나자 나는 향초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향초가 사라지면 나에게 생일 선물로 향초를 선물했던 민지가 사라질 테고, 민지가 사라져 버리면 우진이까지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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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라이더

영화꼬집기 2018.09.20 08:03


 20세기 최고의 건축물이라 불리는 오페라 하우스, 그리고 그 곳을 품고 있는 2030세대가 워킹홀리데이로 가장 많이 찾는 나라 호주. 만인이 예찬하는 그 아름다운 나라가 이렇게나 적적하고 쓸쓸해 보일지 미처 몰랐다타스마니아 섬에서 바다를 우두커니 바라보는 이병헌의 모습이 가히 압권이다<싱글라이더>는 삶의 목표와 방향을 고민하게 하는 지향적 여운이 아닌 지금까지 걸어온 나의 삶의 길 안에 자각하지 못했던 착각이 무엇이었는지를 되돌아보게 만들며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표를 던진다.

 

 기러기 아빠와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소녀. 영화가 흔한 다큐멘터리처럼 흘러가는 기분이 들어 지루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그것은 괜한 오지랖이었다. 영화의 반전은 스토리를 뛰어넘어 관객의 여운까지 후비고 들어왔으며 자극적이지 않은 소재와 전개로 웬만한 흥행 영화 못지않을 정도로 웅장한 충격을 선사한다.

 

 이병헌에겐 설득을 당했고, 안소희에겐 공감을 받았다.

 

 관객 수로 흥행을 판가름받는안타까운 한국 영화계의 현위치. 그 안에 <싱글라이더>가 있다. 재평가가 필요한 영화다.


 아직도 대답하지 못한 여운 속의 질문.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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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반이 어쩐지 순조로웠다. 그러나 초반이 핵심이다.

 

 이제 오롯이 사랑만을 주제로 영화를 그려내기엔 성공한 로맨스 작품들이 너무나 많다. 그렇기 때문에 로맨스가 메인이 되면 기존의 걸작을 넘지 못하는 아류작으로 남게 될까봐 늘 우려하곤 했었다. 그러나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가 관객들을 감정을 자극시키는 로맨스의 범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로맨스 영화의 발전을 기대하게끔 했다.

 

 시간을 역행하여 하나로 엮여 있다는 다카토시와 에미의 설화적 인연이 처음에는 썩 미덥지가 않아서 영화가 산으로 가겠다는 어리석은 예언을 했었다. 그러나 영화에 집중하면 집중할수록 비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띠게 되는 주인공들의 예상치 못했던 모습들에 감정의 반전을 느껴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그 충격이 강하지 않고 촉촉했다. 그것 또한 묘했다. 가볍게 던져지는 듯한 배우들의 소소한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는 모두 복선이 되어 진하게 감동으로 관객들을 물들였고 시간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활용하고 있는 만큼 영화를 다시 되짚어보게 하며 자연스럽게 관객들의 재관람을 촉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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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열

영화꼬집기 2018.01.06 12:55


- 이제훈과 최희서. ‘케미스트리란 이런 것.

 마냥 달콤하기만 한 로맨스가 꿀케미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이 의외라는 느낌이 드는 순간 두 사람의 기류에 빠져드는 것. 그 순간이 케미스트리라고 정의하고 싶다.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가 그러했음을.

 

- 뜨겁고 웅장한 울림.

 재판장에서 사형을 선고받는 순간 울려퍼지는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만세 삼창이 압권이다. 사실 재판 장면은 어떤 영화나 흔한 결과를 도출한다. 그 결과로 얻는 감정은 늘상 가해자를 포용하는 판결을 향한 분노였다. 그러나 관객이 느끼는 분노를 뛰어넘는 감정을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가 느꼈다. 그 감정이 행복이었다. 사형 판결을 향해 외치는 세상 제일 행복한 만세 삼창. 그 무엇으로도 깨부술 수 없었던 일본 제국주의를 향한 강력한 독립의지. 그 뜨거운 의지에 고개를 숙이며 경건하게 조의를 표한다.

 

- 최희서의 발견.

 영화를 보는 내내 후미코 가네코(최희서) 역을 맡고 있는 여배우의 정체를 의심했다. 완벽한 일본어와 어눌한 한국어 실력. 일본 여배우가 이런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하여 한국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수도 있는 걸까. 여배우의 일본 활동을 심려하며 영화를 따라갔더니 엔딩 캐스트 크레딧에 올라온 최희서라는 이름을 눈에 담고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최희서의 앞날에 귀추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 또한 이제훈의 발견.

 <파수꾼>, <건축학개론> . 지금까지 이제훈이 출연했던 영화들을 파악하며 이제훈의 스펙트럼이 얼추 각에 잡혀가고 있었다. 그러나 <박열>로 인해 스펙트럼의 지각에 변동이 일어났다. 철부지 고등학생도 캠퍼스의 풋풋한 신입생도 보이지 않아 많이 본 배우였는데.” 라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의 이름을 떠올리려 애를 썼다. 박열을 연기하는 배우가 이제훈이라는 걸 자각한 순간 이제훈의 입지를 다시 견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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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박열, 영화


 일본 로맨스 애니메이션이라는 표면적 장르만을 보고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같은 애니메이션을 기대해 생활관 전우들을 한데 모아 시청했는데 결코 가볍지 않았던 영화가 지닌 교훈과 무게감에 절로 반성을 하며 철없던 우리들의 유년시절을 묵묵하게 회고했다.


 따돌림 문제가 사회적으로는 모두에게 익숙하지만 애니메이션 장르로는 다소 낯설다. 그래서인지 평소에 아련함을 극대화시키던 <시간을 달리는 소녀>, <초속 5센티미터> 등의 로맨스 애니메이션보다 전개의 개연이 급진적이었다. 어쩌면 표본 작품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끈하게 내용을 풀어갈 스킬이 부족했던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애니메이션만큼은 영화의 특성을 고려해서 개연성 정도는 굳이 지적하고 싶지 않았는데 <목소리의 형태>는 어쩔 수 없었다.


 고등학생이 된 이시다는 따돌림을 가하며 왕따 분위기를 조성했던 지난 과거를 반성하고 후회하면서 자신이 따돌렸던 귀가 들리지 않는 니시미야에게 다가가기 위해 수화를 배우려 했다. 니시미야를 따돌렸던 이시다의 초등학교 시절 과거를 용서하고 싶지는 않지만 지금의 진실된 마음만큼은 조용히 지켜보면서 변하지 않기를 빌어주고 싶었다. 그러나 이미 왕따 가해자라는 꼬리표가 선명하게 달린 탓에 반성하는 현재의 진심까지 왜곡으로 오해받는 상황이 마음이 쓰라리면서도 손을 쓸 방도가 없는 상황이라는 게 수긍이 가서 그저 팔자 눈썹을 지으면서 영화를 시청할 수밖에 없었다.


 따돌림을 가했던 이시다가 훗날 따돌림을 되물림처럼 받게 되면서 얻게 된 대인기피증을 감독은 조연 캐릭터들의 얼굴에 모자이크 처리 대신 파란 엑스 스티커 얼굴에 붙이며 친구들을 향한 직설적인 벽을 표현했다. 엑스(×)라는 기호가 지닌 의미를 생각해 보면 감독이 이시다라는 캐릭터가 갖고 있는 내적 고민을 얼마나 섬세하게 풀어내고자 했던 노력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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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또 다른 작품 <초속 5센티미터>에서 받은 감동의 절반도 느끼지 못한 기괴스러운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뛰어넘는 신작 일본 애니메이션이 개봉된다고 했을 때 품었던 기대감과 비교하면 아주 형편없다. 타키와 미츠하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복선, 소위 말하는 도 없이 하루아침에 좋아해.”라고 말하게 되는 어이없는 전개에 어안이 벙벙하다. 기적, 사랑, 판타지아름다운 장르는 죄다 가져가 놓고서 만들어 낸 완성물이 로맨스 애니메이션이란 탈을 쓴 떨떠름한 잡탕이었다. <초속 5센티미터>에서 받은 감동의 범위가 감히 헤아려지지 않을 정도로 강렬했기 때문에 <너의 이름은>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인간적인 실수라고 간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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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가족

영화꼬집기 2017.11.10 09:45


 영화가 끝나고 나니 그저 지그시 바다를 바라보고 싶어졌다.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에 스토리의 개연성을 지적하고 싶었지만 이후 어제까지만 해도 건강해 보였던 엄마를 떠올리며 인생은 허무하다고 탄식하는 딸을 보니 갑작스러운 전개는 감독의 의도였고, 살면서 미처 보지 못 할 수 있는 가까운 일부를 자각하게 하는 교훈이 담겨 있었다. 이 외에도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부모들은 호화로운 호텔 숙박, 큰 액수의 용돈을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러나 자식이라고 모르는 것도 아니다. 자식들은 그것을 알면서도 결국 효도상품을 물색하며 물질적 수단으로 보답했고 지금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계실 거라며 자기최면을 걸어 왔다. 배경은 동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 이야기가 동경의 가족들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니었다. 서울가족이란 영화가 개봉된다 하더라도 래퍼토리는 결국 <동경가족>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다만, 늘 그렇듯 일본의 슬로우무비에서 다루고 있는 섬세한 연출력과 정서, 여운은 일본을 따라갈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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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

영화꼬집기 2017.11.08 14:41


 억울했던 현우(강하늘)의 옥살이의 한을 씻겨내기 위한 마지막 방법, 재심.


 지금까지 개봉됐던 이런 류의 영화들을 보면 재심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는 치열한 몸부림이 필수적인 요소였다. 그러나 그러한 자극적인 요소들의 비율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퍼즐의 조각을 맞추어 나가듯 침착하게 밝혀지는 현우의 누명과 준영의 사투는 기존의 평범한 법정 스릴러 영화와 비교되는 가장 큰 차별점이자 <재심>의 대표적인 매력이다. 과격할 법도 한 소재가 은근하게 영화 속으로 장악을 하니 그 기류를 타고 전해지는 여운의 여파가 꽤나 묘했다. 그러나 반죽을 마치고 빵을 구우려고 하는 찰나에 오븐이 없을 때의 느낌이 <재심>의 엔딩을 보았을 때의 느낌과도 같을까. 타이틀에서 전해지는 기대되는 숨 막히는 법정 공방전이 왜 열리지 못한 채 영화가 종료되었던 것일까. 어떻게 보면 정의로운 결말을 예고케 하는 의도된 연출력으로도 볼 수 있지만 절로 가슴 먹먹해지는 이 시나리오의 엔딩에서 왜곡을 증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사실과 증인을 한 데 모아 놓고도 시원한 사이다 재판이 펼쳐지지 않으니 한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어, 직업의 사명감을 두고 겪게 되는 준영(정우)의 자아 혼란도 우리는 가볍게 여기지 않고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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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영화, 재심

범죄도시

영화꼬집기 2017.10.28 17:06


 예상되는 전개를 오묘하게 빗겨나가며 예상치 못한 배우들의 리액션이 관객들의 긴장감을 지지리도 들볶는다. 그 사이를 메우고 있는 마동석 특유의 노련한 대사는 유쾌함을 선사하면서 잠시나마 관객들의 긴장감을 풀어준다그 풀어진 긴장감의 찰나를 무섭게 파고드는 액션에 여러 번 뒤통수를 맞았다이런 뒤통수라면 언제든 맞아도 좋다지금까지 마동석이 맡았던 배역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맡았던 배역의 폭이 좁아 식상함을 느낄 법도 한데 그의 강인한 연기는 매번 새롭고 아찔하다. 또, 능글맞게 던지는 쫄깃한 욕설과 정감 가는 애드리브까지 마음에 들어 서서히 그를 국민 배우로 인정하게끔 한다. 이 뿐 만이랴. 윤계상의 연기력을 짚지 않을 수 없다. 극 중 장첸의 캐릭터는 웬만한 베테랑 영화배우도 표현하기 어려운 수준의 배역이었음을 모두가 인정한다. 그럼에도 몸에 스며든 것처럼 자연스러운 조선족 말투와 그에 매치되는 행동들은 완벽 그 이상의 결과를 도출하며 배우로서의 가치와 영화의 퀄리티까지 명실공히 드높인다.


 <범죄도시>라는 제목에도 집중해 볼 만 하다. 범죄가 일어나는 도시는 본 시리즈 영화처럼 지능범죄가 펼쳐지는 빌딩숲만이 아니었다. 경악스러운 범죄가 펼쳐지는 우리의 주택가 공간의 등잔 밑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했던 범죄도시였다는 점에서 제목으로부터 전해지는 역설적인 여운도 꽤나 신선한 충격으로 전해진다. 간만에 호평 터지는 영화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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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oi0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