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본 이후에 접한 <나의 소녀시대>.

그래서인가, 이제는 대만 영화만이 그려낼 수 있는 애절함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 것 같다.

 

 우월한 남자 주인공과 열등한 여자 주인공의 캐릭터 성격부터가 다소 식상해서 진부한 이야기로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그것은 결국 오지랖이었다.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을 풀어내는 소재 접근 방식이 이제껏 봐 온 로맨스 영화와는 확실한 차별점이 존재한다. 서로의 짝사랑을 위한 작전이 복선이 되어 무식하면서도 억척스럽게 사랑의 쟁취를 향해 고군분투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이 유치하지면서도 입꼬리를 절로 올리게끔 한다. 그러면서도 묘하게 엇갈리는 두 주인공의 사랑의 행보는 관객들의 마음을 지독하게도 들볶는다. 감히 이 영화의 매력을 고르자면 엔딩이다. 엔딩이 압권이다. 엔딩에 관한 더한 표현은 행여나 하는 기대감에 의한 왜곡 형성의 우려로 인해 참겠다. 그러나 그 외에도 카세트, 행운의 편지, 롤러장 등의 다양한 복고적 요소들이 영화를 다채롭게 장식하며 진정한 그 시절의 감성을 뿜어내고 있다. <나의 소녀시대>는 영화를 보았다는 느낌보다 영화에 스며들었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고 표현하고 싶다. 마치 물 먹은 스펀지처럼. 그렇게 나에게 흡수된 이 영화의 감성은 또 얼마동안이나 나의 밤잠을 못 이루게 괴롭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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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oi0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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