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국영화에서 접해본 적이 없던 참신한 구성이 돋보인다. 리뷰에 앞서 질문을 던지겠다. "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온 사람의 얼굴이 매일 바뀐다고 생각해보세요." 영화를 보는 내내 나에게 반복해서 되물었던 질문이다. 비현실적인 섹션을 단지 상상하는 것뿐인데도 꽤나 복잡하고 어려웠다. 지금도 나는 그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다. 단순하게 관람에서 그쳤다면 고뇌하고 힘들어하던 이수(한효주)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을 <뷰티인사이드>. 그렇지만 이수의 혼란스러움이 곧 우진과 이수의 사랑을 이어줄 수 있었던 하나의 복선으로도 생각할 수 있지는 않을까. 태어나서 평생 겪어보지 못 할 상황을 자연스럽게 연기해야 했기에 분명하게 어려운 배역이었음에도 매일 바뀌는 우진의 감정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은은하게 한결같아 좋았다. 기존의 작품에서 보였던 배우들의 고정된 색깔이 우진에게서 조금이라도 드러났다면 우진의 연기는 자연스럽지 못했을 테지만 어느 배우도 모두 우진에게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더 깊게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외모지상주의로부터의 탈피에는 모순의 정도가 노골적이다. , 우진은 미남 배우들과만 로맨스가 일어나는 것이었을까. 타이틀을 철저하게 벗어나는 이 점이 <뷰티인사이드>의 가장 큰 옥에 티. 정말로 이 영화가 우진의 뷰티인사이드를 그려내고 싶었던 것에 대한 의아함을 감출 수 없다. 왜 우에노 주리와 김상호는 이수와 연애할 수 없었을까. 영화의 컨셉대로라면 천우희도 조달환도 이수와 연애할 수 있지 않았을까. 우연이라고 보기엔 데이트를 할 때마다 바뀐 우진이 다른 날들의 우진보다 너무나도 우월했고 우진을 연기하던 배우들의 높은 인지도도 몹시 씁쓸하다. <뷰티인사이드>라는 타이틀에 충실한 영화를 그려내고 싶었다면 다소 인지도가 낮더라도 관객들이 생소하게 볼 수 있었던 신인 배우들을 캐스팅했어야 하는 신중함을 지적한다. 포스터와 개봉 전 예고편을 통해 받았던 참신한 구성에 대한 기대를 모두 채우진 못했다. 한국영화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컨셉의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고 싶지만 킬링타임으로 보기조차 아까운 것은 너무나도 명백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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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oi0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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