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 극장판의 패턴은 이렇게 흘러가야 한다. 물론, 코다마 켄지 감독의 초기 극장판 작품처럼 쫄깃한 추리 해결 과정의 비중은 여전히 낮지만 졸작 아닌 졸작을 연이어 개봉시킨 시즈노 코분 감독의 손끝에서 탄생했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이번 극장판은 전작 <화염의 해바라기>의 실패 정도는 거뜬하게 만회할 수 있는 영화였다. 코난에는 확실히 검은 조직의 에피소드가 들어가야 아슬아슬한 긴장감과 짜릿한 전율과 어우러져 극장판다운 극장판이 완성된다. 이 정도의 수준이면 이번에는 극장판에서의 터무니없는 무리수 장면들에 감정을 몰입해 보아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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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맨스도 아니고 호러도 아닌 게 참 뭐라고 간단한 정의조차 내리기 어려울 정도로 두서없고 지루한 영화. 그런데 또 장르는 로맨스란다. 양심이 있다면 이 영화에 로맨스라는 장르는 갖다 붙이지 말자. 하이틴 로맨스 영화라는 장르에 설레 초반의 영화를 이끌고 있는 피아노 연주가 이 영화의 우아함을 배가시키는 개성이라 생각했지만 그것도 잠시, 오히려 개성이라 하자면 오히려 피아노 배틀만이 이 영화의 개성이었지 기억에 남는 명장면은 어떠한 장면도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너무 판타지에 대한 로망이 없는 걸까. 한편으로는 대중이 극찬하는 대표적인 대만 영화를 이렇게까지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본인의 모습이 낯설기도 하다. 혹시나 하는 임팩트에 괜한 기대를 걸어 끝까지 이 영화를 보긴 했지만 그것은 결국 나 자신에 대한 씁쓸한 대견함만 주고 말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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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M/V :: 세 사람(with 성시경) _ 토이(TOY)


# Track list #

1. 아무도 모른다 (Inst.)

2 Reset (with 이적)

3. Goodbye sun, Goodbye moon (with 이수현 of 악동뮤지션)

4. 세 사람 (with 성시경)

5. 너의 바다에 머무네 (with 김동률)

6. U&I (with Crush & 빈지노)

7. 인생은 아름다워 (with 다이나믹듀오 & Zion.T & Crush)

8. 피아노 (Inst.)

9. 피아니시모 (with 김예림)

10. 그녀가 말했다 (with 권진아)

11. 언제나 타인 (with 선우정아)

12. 우리

13. 취한 밤



 타이틀곡인 세 사람만 듣고서 <Da Capo>는 논할 수 없다. 유희열의 감성이 섹시하게 느껴졌다고나 할까. 적어도 나는 그랬다. 이적이 객원보컬로 한 ‘Reset‘은 전개적인 이적의 창법을 돋보이게 하여 앨범 자켓사진의 배경이 되는 밤서울의 고요함을 극대화하며 오로지 앨범에 몰입하게끔 압도한다. 대부분의 앨범들에는 트랙의 이음에 일종의 스토리텔링을 배가시켜 앨범을 총괄적으로 보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Da Capo>는 각기 다른 아티스트들이 유희열의 열 두 개의 자작곡에 각각 객원보컬로 참여하여 저마다의 곡마다 소유하고 있는 특징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김동률이 부른 곡에 이어 크러쉬와 빈지노의 곡이 흘러나와도 변함없이 유희열의 감성과 고뇌, 음악적 센세이션이 위화감 없이 스며들 듯 귓가에 전해진다. 이러한 앨범은 후크송이 판을 치는 지금의 황폐한 가요계를 비옥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소중한 유산과도 같다. 지금의 시대에 청춘과 지난 날의 젊음의 이야기를 이렇게나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감성을 고르게 섞어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아티스트가 몇이나 될까. 소중한 건 변해갈수록 내 곁에 변함없는 것. 나는 유희열의 음악이 그렇게 변함이 없어 언제까지나 소중한 것으로 남아있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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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누구도 못 말린다는 중학교 2학년 때의 추억을 헤집어보면 그녀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녀는 당시 같은 학년 모든 친구들의 관심대상이었고 베이비 페이스에 도도하기까지 했다.

복도에 등장만 하면 모두가 그녀로부터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건네받고자 아등바등 대곤 했다.

그녀가 친구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되받아 건네면 나는 괜히 조바심이 나기도 했고 그런 친구들을 시샘하곤 했다.

 

 나는 그녀와 같은 반이었다.

그녀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서 수학여행이라도 가면 늘 친구들의 사진을 찍어주며 선한 미소를 보였고

학급을 위해 음식 만들어 먹는 자율 활동 시간도 자주 제의하곤 했다.

그러면서도 가끔은 시크하게 친구들을 제압하는 은근한 카리스마도 지니고 있었다.

평소에는 말수도 별로 없고 얌전히 텀블러에 따뜻한 차를 우려 마시던 그녀였는데 그녀의 책상은 고양이 사진으로 꾸며져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며 나는 생각했다.


 “, 선생님은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구나.”


 스승의 날이 되면 나는 중학교 2학년 때의 선생님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SNS를 보니 선생님은 지난 5년 사이에 결혼을 하셨다심지어 예쁜 딸아이의 엄마가 되어 육아휴직까지 낸 상태셨다. 내가 학창시절 좋아했던 선생님이 결혼을 한다는 걸 알았을 때, 생각보다 슬프지는 않았다어쩌면 선생님과 나는 애초부터 진실된 사랑으로 연결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지도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의 애제자가 되고 싶어 발버둥쳤던 지난 날들은 또래들의 사이에서 내가 선생님과 가장 인연이 두텁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었던 풋풋한 욕심 때문이었던 것 같다.


 중학교를 졸업한 지도 어연 5년 전이다. 가끔 스승의 날을 빌미로 만남을 기약하는 메시지라도 보내면 선생님은 늘 육아를 이유로 지금은 시간을 낼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며 연신 미안해하셨다. 그리고 입대를 앞두고 있던 5월 중순의 어느 날. 올 해에도 스승의 날을 빌미로 선생님에게 입대까지 언급해가며 티 나지 않게 만남의 승낙을 구걸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선생님으로부터 만날 수 없다는 연락을 전해 받으면 앞으로는 만남을 기약하는 메시지도 눈치껏 보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내 답장이 도착했다. 선생님은 만날 수 있다고 답장하셨다. 그렇게 사제지간의 상봉(?)4년 만에 성사되었다.

 

 약속 장소에 나타난 선생님의 모습이 7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변해 있었다. 7년 전의 미모는 여전했지만 육아로 인해 과거보다는 많이 수척해지셨고 도도했던 말투보다는 활기찬 말투가 더 몸에 배신 듯 했다. 성인이 된 이후에 만나서인지 나와 선생님은 대화의 사이에 인간미가 넘치는 욕도 조금씩 섞어가며 대화를 이어갔다. 바르고 고운 우리말을 가르치던 국어 선생님이, 심지어 ‘국어계의 여신이라는 별명을 달고 계셨던 선생님이 내 앞에서 욕이 섞인 말을 하고 있다. 7년이 지난 지금도 선생님의 입덕 포인트는 여전히 많은 여지를 두고 있었다.


 그런데 머지않아 선생님과 나 사이에는 어색한 정적이 드문드문 올라오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선생님과 잦은 소통이 없었던 지난 7년간 내가 일본어에 시도했던 이유들과 대학 입학에 지니고 있는 비관적인 생각들을 허물없이 이야기를 하기에는 그동안 내가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나 그와 관련한 긴 비하인드 스토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7년 전, 나의 담임선생님이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어가기에는 소재도 슬슬 고갈되어 한계점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내색은 하지 않았다. 내가 좋아했던 선생님과 나 사이를 어색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기에. 그럴 즈음에 나는 선생님에게 학교 복직을 축하하는 의미로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에코백과 따뜻한 차를 우려 드실 수 있는 텀블러가 담긴 선물 박스를 양 손에 안겨 드렸다.


 

 이 날, 나는 선생님과 건강한 군 복무를 약속하며 작별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생각에 잠겼다. 내가 좋아했던 그 시절의 선생님과 지금의 선생님은 꽤 다른 모습이었다. 반가웠던 홧김에 초반의 대화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선생님과 나는 7년 전의 모습이 서로에게서 보이지가 않았다. 7년 전의 나는 해맑은 순수함을 지니고 아무렇지 않게 선생님을 찾아가 국어 1등을 받겠다는 당찬 약속도 걸 수 있는 대담함과 용기가 있었지만 입시 전쟁을 겪고 짧게나마 겪어본 사회생활의 탓인지 나는 7년 전처럼 아무렇지 않게 선생님에게 다가갈 수 있는 뻔뻔함을 잃어버리고 말았다선생님도 어쩌면 예전처럼 다가왔던 7년 전의 나를 기억하고 계셨기 때문에 약간의 어색함과 정적이 존재했던 건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지금도 나는 선생님을 너무나 사랑하고 존경한다. 그러나 이제는 억지로 선생님에게 만남을 구걸하거나 연례행사와도 같은 형식적 연락을 건네고 싶지 않아졌다. 굳이 그러지 않더라도 선생님은 지금쯤 쉬는 시간이 되면 내가 드린 텀블러에 차를 우려 드실 테고, 수업 종이 치면 하얀 고양이 에코백에 수업 준비물을 한아름 챙겨 수업의 교실로 향할 모습이 머릿속에서 그려지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모습이 연상되는 것만으로도 나는 선생님을 만나지 않아도 배부르다. 도리어 영화 <써니>에서 나미와 선생님이 만났던 주름 자글한 상태가 된다면 또 어떨지 모르겠지만.


 7년 전,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으면서도 정말로 좋아했던 내 선생님. 사제지간의 애정이란 게 무엇인지 정의하게끔 일깨워주고 학급 일기를 통해 서른 명의 학생들과 소통하고자 했던 내 인생의 선생님. 사춘기 시절, 친구들하고 노는 것이 더좋았던 나에게 자기주도적 학습법을 알려 주시며 공부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그렇게 또 평균 성적을 16점이나 올릴 수 있어 감사했고, 무엇보다도 성인이 된 지금도 기억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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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M/V :: FINGERTIP _ 여자친구(GFRIEND)


# Track list #

1. 바람의 노래

2. FINGERTIP

3. 비행운:飛行雲

4. 나의 지구를 지켜줘

5. 봄비

6. 핑


 

 이렇게까지나 갑작스럽게 이미지 변화에 시도를 했어야 했나. 그나마 다행인 건 수록곡에서는 여자친구가 보였다. 허나 정작 중요한 타이틀곡이 이 지경이니 애꿎은 침만 연이어 삼키며 여자친구의 현위치를 한탄할 수밖에. 대한민국의 모든 걸그룹들의 컴백마다 붙는 식상한 '성숙'이란 수식어. 그 수식어가 이렇게까지나 억지스럽다고 느껴지는 것도 여자친구가 처음이었음을. 어느 걸그룹이나 할 수 있었던 컨셉. 어느 걸그룹이나 부를 수 있던 곡. 그러나 여자친구는 하지 말았어야 할 컨셉. 함정을 밟고 말았다. 이런 어중간한 이미지 변화에 대중들로부터 사랑받았던 팀의 분위기를 존속하지 않는다면 여자친구의 수명 단축은 그리 멀지 않은 시간문제가 될 것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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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역

 인역은 전철에서 내리자마자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의 모습부터가 전철의 역사(歷史)의 시작을 알리는 풍채와 향수가 압도적이다. 역 안은 70년대 시절을 연상케 할 정도로 정갈하고 간이역을 닮아 있어 출구로 향하는 발걸음의 무게가 유독 가볍다. 출구로부터 나와 정면에 보이는 차이나타운의 빨간 제1패루를 마주하고, 주위에 보이는 월미도로 향하는 이정표와 부산만큼은 아니지만 분명 코끝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바다 짠내를 맡고 나면 실감이 난다. 내가 서 있는 이 곳이 바로 인천이라는 것이.


# 차이나타운

 기왕 할 거면 제대로. 나는 어정쩡하게 흉내만 내 놓고 한국의 산토리니, 한국의 마추픽추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몇몇 관광지들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인 시선을 지니고 있다. 차이나타운도 예외없다. 한글은 너무나도 많이 보이고 틈새에 끼어 있는 휴대폰 대리점과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미간을 찌푸리게 한다. 가뜩이나 사드 문제로 인해 중국인들의 발길까지 줄어들어 차이나타운의 활기와 생동감은 이전에 찾았을 때보다 덜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차이나타운을 방문한 이유를 말하자면 그래도 인천역의 앞을 지키고 있는 명실상부 핫플레이스를 굳이 거역하고 싶지는 않았다고나 할까. 이 날의 먹스타그램은 회로 정했기 때문에 아무런 주전부리도 입에 물지 않고 구경을 했다. 그래도 차이나타운을 갔다 오니깐 사람들과 인천 여행을 주제로 두고 수다를 떨 때 몇 마디 더 더할 수 있는 소재가 생겼다.

 

# 홍예문

 7년 전, 아버지와 인천 드라이브를 다녀오며 우연히 아치형 문을 거친 적이 있다. 순간 동생이 말을 걸었다. “! 이 문, 형이 좋아하는 일본 느낌 나는 그런 문 같아.” 그 말을 듣는 순간 뇌리에 한 줄기의 전율이 강하게 스파크를 터트리며 반사적으로 나의 고개를 뒤로 돌리게끔 했다. 순식간에 두 눈으로부터 멀어진 아치형 문을 바라보며 언젠간 이 곳을 다시 한 번 찾으리라 다짐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름도 모르고 위치도 인천이라는 광범위한 지명만 알고 있을 뿐이었기에 그 다짐이 성취되는 날이 있을까 하고 기억 속 저편으로 아치형 문의 존재를 보내며 잊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인천을 가겠다는 생각이 떠오른 20173, 그 때 내가 본 아치형 문의 이름과 위치를 알아내기 위한 진득한 서치 끝에 드디어 아치형 문에 대한 해답을 도출했다. 문제의 그 아치형 문의 이름은 홍예문이었다. 그리고 일본스럽다는 동생의 말도 맞았다. 홍예문은 일본 공병대가 지은 석문이었다. 그렇게 찾은 홍예문은 차분하고 고즈넉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차도 위에서 서성거리고 있는데도 생각보다 많은 차가 오가지 않았으며 몇몇 운전자들은 이런 관광객이 익숙하기라도 한 듯 사진 촬영을 하는 나를 배려하며 잠시 차를 멈추거나 피해 가기도 했다. 그 세심한 배려에 또 감동을 받아 홍예문을 더 진하게 기억 속에 저장하려고.

 

# 월미도

 서울에서 가장 접근성이 편이한 바다를 묻는다면 단언 월미도이지 않을까.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탁 트인 동해바다만큼도, 가득한 몽돌 위 끝없이 펼쳐진 은빛깔 남해바다만큼도 아니지만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바다로 향하기까지의 길을 장식하고 있는 양 쪽의 즐비한 횟집들을 지나 바다와의 접선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지는 순간은 팔도강산 어디든 바다의 규모에 개의치 않고 늘상 설레기 마련. 기대한 바다가 아니었는데도 갈매기는 생각보다 너무나 많았고 운행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여객선도 운행 중에 있어서 뱃고동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바다에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그리고 심장은 팝콘 터지듯 두근거린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침전되어 있던 오만가지 잡념이 씻겨 날아가는 기분이다. 이렇게 여유있게 바다를 찾을 수 있을 때가 또 언제가 될까. 시계를 보고 싶지 않았던 순간. 월미도에서의 바다는 그렇게 나에게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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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영화꼬집기 2017. 4. 17. 11:08


 영화로서의 감동을 뛰어넘어 역사교육의 방향성까지 제시하고 있는 혁신적인 휴먼 영화. 먼 나라의 이야기도, 가까운 나라의 이야기도 아니다. 무려 한 세기도 지나지 않은 불과 50여년 전의 우리 이야기다. 그 당시의 아버지들은 덕수(황정민)와도 같아 이다지도 무식했다. 그 무식함에 절로 묵념을 하게 되고 경의를 표한다. A부터 Z까지 픽션 하나 가미되어있지 않은데 이 영화에 대한 개인평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저마다의 감상평이 어떨지언정 확실한 건 우리의 역사이자 걸어온 발자취인 것을 명심할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황정민의 몰입 능력에 여러 번 고개를 끄덕였다. 보는 내내 황정민은 덕수라는 대역의 연기자가 아닌 실제 현존하고 있는 어느 윤덕수 씨의 일대기를 고스란히 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휴먼 영화에서의 주연의 연기력은 가히 이러해야 한다는 아우라를 기염없이 토해내고 있다. 이것이 곧 명품 연기다. 생에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거물급 한국영화다. 배역의 소화력이 아쉬운 인물 하나 없었고 장면의 여백을 메꾸는 부연 요소들의 역할도 욕심없이 본분에 충실하고 있어 좋았다. 훗날 부산에 가게 된다면 부산의 바닷가와 그 시절의 집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어느 오래 된 집의 옥탑방 평상 위에 앉아 청하 한 잔을 들이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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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로지

영화꼬집기 2017. 4. 17. 08:03

 

 부족했던 용기와 자신감이 모든 시놉시스의 원인으로 보기에 요동치는 막장의 스펙트럼의 파장은 너무나도 거세고 정신없다. 마치 커피에 설탕이 한가득 들어가서 양 눈썹을 찌푸리게 되는 것처럼. 그러나 이러한 막장을 이유로 대지 않더라도 한국 영화계에서 로맨스 영화랍시고 출사표를 내기에는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 또한 과하다. <러브 액츄얼리><어바웃 타임>을 잇는 영국계 로맨스 영화라는 수식어를 보았는데 그렇게 평가되기에 <어바웃 타임>은 너무나도 영롱하고 <러브, 로지>는 너무나도 저급스럽다. 주인공들은 꼭 그렇게까지 막장스러운 선택을 내려야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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